15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9일 미국 정부로부터 H20을 중국으로 수출하려면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해당 규제를 ‘무기한’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고도 했다.
그간 미국은 기술 분야 패권을 지키기 위해 고사양 AI용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해 왔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개발한 저사양 반도체 제품이다. 올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저사양칩을 사용해 저가형 우수 AI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준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저사양 AI용 반도체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아온 엔비디아는 수조 원의 타격을 입게 됐다. 엔비디아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회계연도 1분기에 약 55억 달러(7조8567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재고, 구매 약정, 관련 충당금 등에 따른 비용이다.엔비디아에 AI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매출에도 타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이 H20 대중 수출 제한을 발표한 직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전 한 때 전날 종가(18만600원) 대비 3.65% 하락한 17만4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해당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하락했다. 마이크론(-3.3%), 브로드컴(-3.4%) 등 주요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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