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반등에 나선다. 실적 부진을 겪으며 고강도 체질 개선에 고삐를 당겼던 엔씨는 올 하반기부터 대형 신작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장르를 넓히는 동시에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넘어 퍼블리싱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해외 시장 공략도 지속한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게임명가’를 재건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에서도 ‘엔씨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르 다변화
엔씨는 하반기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와 슈팅 게임 ‘LLL’, ‘타임 테이커즈’,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브레이커스’ 등 다양한 게임을 순차 출시한다. 주력 장르인 MMORPG 뿐 아니라 서브컬처, 슈팅 등 새 장르에도 도전해 이용자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MMORPG 외 다른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도, 콘텐츠에 대한 진심, 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아이온2’다. 언리얼엔진5 기반 차세대 MMORPG로, 방대한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가 특징이다. 엔씨는 ‘아이온2’를 한국과 대만에 먼저 출시한 뒤,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2분기부터 이용자와의 소통을 시작해 출시까지 지속적으로 게임의 특색을 알릴 것이다”고 밝혔다.
슈팅 게임 ‘LLL’도 눈길을 끈다. 독립 스튜디오로 분사한 빅파이어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LLL’은 공상과학(SF), 대체 역사, MMO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와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순차 진행할 계획이다.
●슈팅 장르 눈길
엔씨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외부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4개 게임사에 투자하며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을 퍼블리싱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브레이커스’는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하는 서브컬처 액션 RPG다. 출시 전부터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 이용자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2년 연속 도쿄게임쇼에 출품해 그래픽과 액션성에 대해 호평받았고, 4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 최대 규모 서브컬처 페스티벌 ‘니코니코 초회의’에선 이틀 동안 13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 모았다.
‘타임 테이커즈’는 미스틸게임즈의 신작으로, 3인칭 시점 PC·콘솔 기반 히어로 슈팅 게임이다. 2023년 ‘프로젝트 테이크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지스타에 처음 공개돼 주목 받았다.
엔씨의 변화 중 눈에 띄는 점은 ‘슈팅’ 장르다. 엔씨는 지난해부터 외부 개발사 투자와 함께 자체 신작을 개발하는 등 슈팅 게임으로 하나의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는 슈팅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신작 영상을 공개해 2026년 출시될 신작 기대감을 재점화했다”며 “오픈월드 슈팅으로 개발 중인 ‘LLL’과 미스틸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타임 테이커즈’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했다. 대니 리 맥쿼리증권 연구원도 “슈터 장르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지만, 준비 중인 게임 모두 높은 완성도와 독창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