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고교생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장모(24) 씨가 피해자의 예상 동선을 앞질러 으슥한 길목을 범행 장소로 택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된 장씨는 이날로 사흘째 접어든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살해한 여고생을 차량으로 앞지른 뒤 정차해놓고 기다리다가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장씨가 택한 장소는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인접한 대로변이지만, 사건 발생 시각인 자정 전후의 심야에는 보행자 통행이 거의 없고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거리가 떨어진 샛길 초입이다.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워 지리가 익숙한 환경이기도 했다.
장씨는 일대를 배회하던 중 두 차례 마주친 여고생을 상대로 별다른 목적 없이 범행했다고 진술했는데, 경찰은 그가 특정 조건을 대상으로 삼았는지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 2점을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점의 흉기는 모두 주방용 칼로, 범행 도구로는 1점만 쓰였고 나머지 1점은 포장이 뜯기지 않은 상태였다.
범행 후 체포까지는 약 11시간의 공백이 있었다.
죽음을 결심했다던 장씨는 “누군가 데리고 가려 범행했다”는 진술과 달리, 번개탄 택배를 챙기러 집에 들르면서 체포된 정황을 제외하고 자살 시도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현장 인근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권역을 벗어나지 않은 장씨는 승용차를 버린 뒤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도보로 같은 곳을 맴도는 등 경찰 추적을 따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범행도구를 배수로에 은닉하고, 무인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범행 유형이 전형적인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일 뿐 ‘무계획 범죄’는 아닌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경찰은 사건 전후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오후 광주지법 정교형 영장전담판사는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씨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오는 8일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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