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주말 대구에서 장외투쟁 집회를 벌이며 던진 원색적인 수준의 비하 단어인 ‘똘마니’가 때아닌 여야 당대표의 설전으로 번졌다. 이에 언쟁이 한층 더 심화할 우려가 보였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점잖게 정리하는 수순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뒤늦은 찰리커크를 추모하면서 여전히 우파와 종교 세력 연결고리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계사를 찾아 불교계와도 접점을 이으려 했지만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민주, 국힘의 장외투쟁 질타하면서도 ‘똘마니 설전’엔 자중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 발언에서 지난 주말 국민의힘 장외투쟁을 겨냥해 “국정감사가 코앞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마당인 국회를 등지고 뛰쳐나갔습니다. 민생을 치열하게 고민해도 모자랄 야당의 시간을 스스로 날려 먹고 있다”며 “‘장외 투쟁’이라는 말도 아깝다. 신속한 내란 청산을 정치 보복이라 우기는, 내란 동조 세력의 ‘장외 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가 시작한 ‘똘마니’ 비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잇지 않았지만 정당한 투표를 통해 선출된 현 정부를 부정하는 발언에 대해서는 질타를 이어갔다.
정 대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 망언이 난무했다. 입도 더러워지고 귀도 더러워졌다. 저는 어제 귀를 씻었다”면서 “어제 동대구역 광장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사람들 머리 위로 ‘윤 어게인’, ‘스탑 더 스틸’ 깃발이 나부꼈고, ‘윤석열’을 연호했다”고 부언했다.
이어 “그 앞에 마이크를 잡고 선 당대표는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 한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극단을 택하자. 이재명 당선무효’를 외쳤다”며 “대선 불복 세력, 내란 세력, 부정선거론자들이 한데 뒤섞인 헌정유린의 결정체, 헌정유린 세력에 기대어 반전을 꾀하는 반동의 행동들이 계속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은 아직도 12.3 비상계엄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기는커녕 ‘윤 어게인’을 외치고 대선 불복성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바라는 바는 아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국민의힘 최악의, 최약체 지도부 ‘땡큐’”라고 말을 맺었다.
국힘, 뒤늦게 찰리 커크 추모 빌어 ‘표현의 자유’라며 손현보 두둔
실제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가담 의혹으로 인한 정당해산 위험을 방어하기보다는 ‘헌법파괴’와 ‘일당독재’ 프레임으로 연일 이재명 정부와 여당 공격에 나서고 있다.
우파와 종교 세력을 향한 러브콜도 여전하다. 장 대표는 전날 총기 소유권을 지지하고 낙태와 동성애, 트렌스젠더 권리를 비판한 찰리 커크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뒤늦게 올렸다. 이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를 언급하며 종교 프레임을 얹었다.
그는 “최근 이재명 정권 아래 손현보 목사님이 구속되는 등 국내에서도 종교와 표현의 자유가 탄압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정치적 신념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가가 정치보복을 일삼으며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어떠한 형태의 정치보복과 억압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이념의 차이를 넘어,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날 조계사를 방문한 장 대표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으로부터 쓴소리를 듣고 왔다. 진우스님은 “국민이 불편해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간다”며 “스스로도 반성하고, 참회하고, 상대방에게도 권유함으로써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데, 조절하고 조율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가 실종되면 국민은 어디로 가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