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벌었는데 남는 게 없네”…사장님 울리는 누진세 함정[세상만사]

1 hour ago 2

이데일리는 한국세무사회와 함께 국민들의 세금 상식을 넓히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세금 상식, 만가지 사연’을 다룰 <세상만사>에서는 현직 세무사들이 직접 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절세 비법을 전수합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입니다.

[최희유 청아세무회계 대표 세무사]“세무사님! 작년보다 딱 2배 더 벌었는데, 왜 세금은 3배가 나오나요? 세금 내고 나면 오히려 작년보다 남는 게 없어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 되면, 열심히 일해서 매출을 크게 올린 사장님과 프리랜서분들이 상담실에 오셔서 가장 많이 하시는 하소연이다. 소득이 늘어난 속도보다 세금이 불어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누진세의 함정’이라고 부른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이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다 더 큰 수렁에 빠지는 사장님들을 위한 ‘진짜 절세법’을 소개한다.

2배 벌면 세금은 3배로 …누진세의 함정

우리나라의 종합소득세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율’ 구조다. 쉽게 말해, 적게 벌면 6%만 떼어가지만, 많이 벌면 무려 45%까지 떼어간다.

식당을 운영하는 A사장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한 덕에 순이익이 40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2배나 늘었다. 그런데 세금은 2배가 오르는 게 아니다. 이익이 커지면서 높은 세율 구간(15% → 24%)으로 점프해 버리기 때문에, 내야 할 세금은 순식간에 3배로 급증한다.

프리랜서 개발자인 K씨도 마찬가지다.

작년에 연소득 3000만 원일 때는 이것저것 공제받아 세금을 거의 안 냈다. 올해는 일이 늘어서 연소득이 6000만원이 되자 갑자기 수백만 원짜리 세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소득은 2배 늘었지만, 체감 세금은 3배, 4배로 늘어나는 것. 이것이 바로 누진세의 함정이다.

세금 덜 내려 소득 숨기면…신용하락·세무조사 부메랑

버는 것보다 많은 세금에 분개한 사장님들은 순간적으로 위험한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세금을 줄이려면, 내가 번 돈(소득) 자체를 줄이면 되겠구나!”

현금 매출을 장부에서 빼버리거나(매출 누락), 돈을 쓰지도 않았으면서 가짜 비용으로 넣는(가공경비)와 같은 불법적인 선택을 한다. 하지만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나중에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

먼저 당장 세금 몇백만 원 아끼겠다고 소득을 바닥으로 깎아버리면 나중에 사업을 확장하려고 은행에 가거나, 집을 사기 위해 주택 담보 대출을 받으려 할 때 은행원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사장님, 국세청에 신고된 소득이 너무 낮아서 대출이 불가능하네요.”

세금 줄이려다 수억 원의 자금줄이 막히고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뼈아픈 결과가 돌아온다. .

국세청은 바보가 아니다.

매출을 숨기거나 가짜 경비를 넣는 행위는 국세청 전산망에 반드시 이상 신호로 포착된다. 결국 세무조사 타깃이 돼, 아꼈던 세금의 몇 배를 가산세로 토해내고 사업이 존폐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익을 줄이는 건 하수, ‘세액공제·감면’을 찾는 게 고수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행 대출을 넉넉히 받기 위해 내가 번 돈(소득)은 당당하고 투명하게 신고하되,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할인 쿠폰’을 최대한 긁어모아야 한다. 정부가 발행하는 할인 쿠폰이 ‘세액공제’와 ‘세액감면’입니다.

국가가 발행하는 4대 할인 쿠폰은 크게 4종이 있다.

먼저 창업을 했다면?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이 있다. 이 요건에 맞는 청년 창업이나 특정 지역 창업이라면 5년간 세금을 최대 100%까지 면제해준다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4대보험에 가입하면 ‘통합고용세액공제’를 적용받는다. 1인당 많게는 수천만 원씩 세금을 빼준다.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 ‘연구인력개발비세액공제’를 꼭 챙겨야 한다.

제품 개발, 앱 개발 등 연구소를 차리고 개발에 투자한 인건비 및 자재비는 일정 비율을 세금에서 깎아준다.

중소기업은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이 있다. 업종과 규모 요건만 맞으면 매년 5% ~ 30%의 세금을 깎아준다.

프리랜서보다 사업자가 되라

특히 3.3% 세금을 떼고 일하는 고소득 프리랜서들은 사업자 등록을 권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디자이너, 영상 제작자, 광고 대행, 컨설턴트, 유튜버 등 특정 업종에 종사하신다면, 계속 3.3% 프리랜서로 남는 것은 큰 손해다.

이 업종들은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정식 사업자가 되는 순간, 앞서 말한 창업중소기업세액감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이(청년)와 지역(수도권 외 지역 등) 요건이 맞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소득세를 최대 100% 전액 감면받을 수 있다.

1년에 세금을 4000만 원씩 내던 개발자가 사업자 등록을 한 후 5년간 2억 원의 세금을 0원으로 감면 받은 실제 사례도 있다.

“2배 벌어서 세금 3배 낼까 봐 두렵다”고 소득을 숨겨서는 안된다.

사장님이 흘린 땀방울의 가치는 그대로 지키면서, 촘촘한 절세 설계로 꼭 내야할 세금만 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업의 시작이다.

최희유 청아세무회계 대표 세무사, 한국세무사회 미디어 홍보위원 간사,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위원, 인천아트페어 자문위원, 유튜브 ‘최희유의 세금살롱’운영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