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안에서 하나… 종교의 벽 허무니 ‘화합의 정원’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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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청주제일교회 담임목사 교회 마당에 병인박해 성지 품어 매년 7000명 가톨릭 신자들 찾아 “종교의 본질은 협력과 사랑 실천” 청주제일교회 내 ‘순교 정원’에서 조성 과정을 설명하는 이건희 목사. 이 목사는 “중요한 것은 종교의 모양과 형식이 아니라 근본정신”이라고 말했다. 청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톨릭 순례자들이 개신교 교회를 찾는 까닭은 뭘까.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청주제일교회엔 매년 수천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례를 온다. 이 교회 마당에 병인박해(1866∼1873) 당시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순교 정원’이 성지로 조성돼 있기 때문. 같은 개신교 안에서도 이념, 교단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이처럼 화합을 이루려는 청주제일교회의 노력은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28일 교회에서 만난 이건희 담임목사는 “전통과 신앙 고백의 모습이 다를 뿐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일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은 같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교회 안에 천주교 성지가 있다는 게 흔한 일이 아닙니다.“우리 교회 자리가 병인박해 때 복자 오반지 바오로(1813∼1866) 등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에요. 1904년 청주읍교회를 세운 밀러(한국명 민노아·1866∼1937) 선교사가 이듬해 가톨릭 신자가 순교한 거룩한 땅이라는 의미를 새기기 위해 이 자리로 교회를 옮겼지요. 그런 정신이 100년 넘게 이어져 왔기에, 2021년 인근 천주교 서운동 본당에서 성지 조성 요청이 왔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종교란 게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게 마련 아닙니까?“우리 교회는 그런 게 없어요. 안건을 심사하는 당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터를 제공하고 비용은 서운동 본당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순교 정원’을 만들고, 그해 8월 축성식을 함께 했습니다. 서운동 본당에서는 화답 차원에서 교회를 위한 ‘민주 정원’ 조성을 제안했지요.”―민주 정원요?“우리 교회가 군사독재 시절 충북 지역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었습니다. 5·18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최종철 열사는 우리 교회 신자이자 제 교회 친구였지요. 또 지금도 교회 외벽에 6·25전쟁 당시의 기관총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기억하기 위해 수리하지 않고 일부러 남겨 두고 있지요. 서운동 본당에서 교회의 이런 역사성을 기리는 공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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