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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정년 맞는 ‘고전연구의 대가’ 안대회 교수 정조 어찰-해동화식전-녹파잡기 등…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 발굴-번역 “한문학은 새 주제 가능한 신생학문… 다음 세대 믿을만한 텍스트 전해야”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고전(古典) 하면 고전(苦戰)을 면치 못할 텐데….”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65)가 고교생이던 40여 년 전 ‘인문학을 하겠다’고 하자 친구는 이런 농담을 했다고 한다. 비평준 시절 대전고 문과반에선 대부분이 상과대나 법대 등으로 진학했지만 안 교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숲속 갈림길에서 ‘사람이 덜 밟은 길’을 골랐고, 그 선택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친구의 예언이 맞았던 걸까. 벌이가 없는 대학원생 시절을 견디고, 시간강사 생활만 약 10년을 한 뒤 당시로선 늦은 편인 41세로 교수에 처음 임용됐다. 하지만 이젠 ‘우리 고전 연구의 대가’로 손꼽히는 그가 8월 말 정년을 맞는다. 2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연구실에서 만난 안 교수는 “서구 학문이 중심이던 인문학 풍토에서, 동 세대 연구자들과 함께 우리 고전을 문화의 중심 주제로 만들고 가치를 알렸다”고 자평했다.안 교수는 연세대 석사과정 중 ‘균여전(均如傳)’ 역주서를 내면서 표점(標點·문장 부호가 없는 한문에 찍는 현대식 구두점)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연구 인생 내내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다.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등을 백탑시사(白塔詩社)라는 유파로 조명하며 18세기 한시 역사 연구의 구도를 짠 것도 그의 석사논문이 원조다. 정조 어찰을 발굴하고, ‘잡문’으로 치부되던 소품문의 가치를 조명하면서 대중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안 교수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찾아서 번역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연구해 왔다”고 회고했다.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조선의 타임캡슐이 안 교수의 손을 거쳐 하나둘씩 개봉됐다. 조선의 재테크 이야기 ‘해동화식전(海東貨殖傳)’, 평양 기방의 이야기 ‘녹파잡기(綠波雜記)’, 야담 문학의 정수 ‘만오만필(晩悟漫筆)’, 저잣거리의 기인이 담긴 ‘추재기이(秋齋紀異)’ 등을 그가 조명하면서 마치 화석 같았던 조선의 사회상과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조선의 프로페셔널’(2007년),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2010년) 등의 책은 대중적으로도 반향을 일으켰다.안 교수는 어마어마한 작업량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저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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