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현지시간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 |
2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일반 조문객들이 추모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AFP) |
이날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인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 집전한다.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찰스 3세 국왕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모인다. 교황청에 따르면 50명의 국가 원수, 10명의 군주가 미사 참석 의사를 밝혀왔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한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동행한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홍보국장인 임민균 신부 등은 한국 천주교 조문단으로 참석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는 세계 각국 사절단을 비롯해 가톨릭 신자 등 최대 25만여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청과 로마시는 경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멀리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지켜볼 수 있도록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뿐만 아니라 바티칸 일대의 대로에도 대형 스크린을 설치할 예정이다.
장례 미사에 앞서 교황의 시신을 안치한 목관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된다. 미사는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라는 입당송(入堂頌)으로 시작한다. 이어 기도와 성경 강독이 이어진다. 레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교황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며 마지막 축복을 전할 예정이다.
장례 미사가 끝날 무렵 레 추기경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며 고별 의식을 마무리한다. 성가대와 신자들은 라틴어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베드로의 후계자로 교회의 목자가 되게 하신 자비로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당신 말씀의 용감한 설교자요,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봉사자로 삼으소서”라고 말한다.
이어 모든 사람이 일어서서 “천사가 그대를 천국으로 인도할지니, 순교자들이 그대를 맞아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으로 인도할지니”라고 노래하면 장례 미사는 끝이 난다.
![]() |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최종 안치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무덤 공간. (사진=AFP) |
장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은 로마 테르미니역 인근에 있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된다. 그동안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안장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어줄 것을 유언을 통해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로마 4대 성전 중 하나로 로마에서 성모 마리아에 봉헌된 최초의 성당이다.
교황청은 장례 미사 다음날인 27일부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례 미사가 모두 끝난 뒤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기간을 갖는다. 매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5월 4일까지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추기경들의 비밀 투표 ‘콘클라베’는 오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