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번 한국 공연의 프로그램은 ‘만화경’(kaleidoscope)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감정과 멜로디, 화성의 만화경처럼 다채로운 색채를 지닌 작품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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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 (사진=마스트미디어) |
러시아의 차세대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37)는 3년 만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의 특징을 이같이 소개했다.
마슬레예프는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콩쿠르 우승 이후 루체른 페스티벌 등 세계 유수의 음악 축제에 초청을 받았다. 스카를라티,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담은 데뷔 앨범은 2017년 스포티파이에서 ‘최고의 클래식 앨범’으로 선정됐다.
마슬레예프는 오는 6월 13~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양일간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첫째 날은 모차르트·베토벤·차이콥스키 등 각기 다른 시대의 작곡가들 작품을, 둘째 날은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하거나 편곡한 작품을 각각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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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 (사진=마스트미디어) |
마슬레예프는 시베리아의 작은 도시 울란우데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음악반에 들어간 뒤 7세 때 피아노를 처음 만나면서 연주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이제 피아노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내 존재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이후 10년 동안 가장 변한 점에 대해선 “많은 경험을 통해 무대에서 더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주자로서의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연주 자체에서 오는 기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을 정말 사랑한다. 앞으로 20년, 30년 동안 이 일을 계속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3년 전 한국 공연의 기억도 생생하다. 마슬레예프는 “생일 즈음 한국에서 공연을 했는데 아내로부터 ‘곧 아빠가 된다’는 메시지를 받아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국 연주자들에 묻는 질문에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무대를 두 번 봤는데 정말 놀라웠다”며 “그의 음악적 능력은 매우 훌륭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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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 (사진=마스트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