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꿈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멘토링하는 선생님에게 주는 ‘교육상’ 심사 과정에 참여했다. 후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떠올렸다. 장학금은 선생님 멘토와 학생 멘티가 짝을 지어 신청해야 한다. 학생은 장학금을 받지만 선생님은 아무런 보상이 없다. 그런데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찾아내고, 장학금 관리를 돕고, 정서적 지지자를 자처하는 선생님이 많았다.
대가 없이 학생을 돕는 이유
‘워라밸’을 반납하고 성과급도 없는 봉사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멘토링에 헌신적인 이유를 물었다.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A 선생님은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남을 돕고 싶어서”라고 했다. 학교 특성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아 쌀을 사다 주거나 학부모 장례식을 같이 치른 적도 여러 번이었다.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었지만 학교 예산도, 사비도 부족했던 탓에 장학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혼 가정에 방치된 아이, 암 투병 아버지를 돌보는 아이가 웃음을 찾기 시작했고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찾아온다. 그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B 선생님은 외부 장학금과 사업을 필사적으로 찾아 아이들과 연결해 주고 있었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랄 나이에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게 진심이 담긴 사랑을 알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만난 선생님들은 아이의 집을 찾아가고, 밥을 해 먹이고, 아이와 밤새 연구하고, 함께 여행을 가서 한 이불을 덮고 잤다. 요즘 교실에선 드문 일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묻자 “나는 교사라서 행복한 사람”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행운”이라는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교사가 존경받지 못하는 시대라고 말하면서도 자부심이 묻어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인생이 올바로 갈 때 행복하다
선생님들이 항상 보람만 느꼈던 건 아니다. 선생님들은 공통으로 ‘장학금이 왜 늦어지냐’며 마치 빚 독촉하듯 찾아오는 학생이나 부모를 마주했던 경험이 있었다. 섭섭하기도, 좌절하기도 했지만 벼락같은 선물을 받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차츰 이해했다고 했다. 그런 성찰을 통해 “아이를 바꾸려는 욕심을 버렸다”, “믿음으로 기다리면 꽃이 핀다”며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지만 과거와 달리 그 의미가 퇴색했다. 교사와 학부모 간의 불신이 커지면서 학교는 자꾸 움츠러들고 학생은 배울 기회를 잃어 간다. 그래도 소명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교실이 지탱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D 선생님은 12년간 멘토링을 통해 “인간의 행복이란 인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스스로 변화할 기회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여전히 어떤 사람이 남을 돕고 어떤 사람이 남을 해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올바른 인생을 선택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돕는 사람과 해치는 사람, 누가 행복할지는 말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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