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에는 올리브나무 침대가 등장하지 않는다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4 days ago 12

교보문고 갈무리 ◇AI 시대의 오디세이아/ 이종관 지음/ 368쪽·2만1000원·그린비 오디세우스는 20년 만에 고향 이타카로 돌아온다.그가 진짜 오디세우스라는 마지막 증거는 대지에 뿌리내린 나무줄기로 만든 ‘올리브나무 침대’였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는 이 침대가 나오지 않는다.철학자 이종관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영화에서 사라진 침대에 주목한다. 오디세우스의 목적지이자 귀환의 증표인 이 침대를 통해 현대인은 ‘머무는 기술’을 잊지 않았느냐고 묻는다.“프랑스 파리의 지도가 파리 풍경을 대신할 수 없듯 AI의 통계적 모델은 살아 숨 쉬는 세계와 인간의 실존을 대체할 수 없다.”AI가 길을 안내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세상이지만, 장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사람만 할 수 있다.이 물음은 도시 설계로 이어진다. 건물도 나무처럼 세월과 함께 자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프뉴베지텍처 시티’는 숨과 식물, 건축을 엮어 세월과 함께 자라는 도시다. 자율주행차가 늘어난 뒤 남는 주차장을 공원으로 바꾸는 구상도 담겼다.책이 가리키는 ‘이타카’는 그 올리브나무 아래다. 지도 앱에는 나오지 않는 목적지다.◇권력본색/ 이상배 지음/ 284쪽·1만8000원·시대북스 이 책은 ‘국민은 왜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릴 지도자를 되풀이해 뽑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히틀러, 무가베, 차베스, 마르코스는 모두 합법적인 투표를 거쳐 집권했다. 책은 이런 선택을 막을 방법은 없는지 묻는다.저자는 정치부장 등을 거친 25년 차 기자로, 검찰 출입기자 시절 직접 취재원으로 마주한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모습 등에서 지도자에 대한 통찰을 끌어낸다. 플라톤과 도스토옙스키부터 영화와 넷플릭스 드라마까지 넘나드는 인용이 6부 50장을 채운다.각 장은 정치 현장의 이야기에 동서고금의 역사와 고전을 겹쳐 놓는 구성이다. 미국 부촌의 밤길은 왜 더 어두운가, 경제학자는 왜 길에 떨어진 지폐를 줍지 않는가 같은 뜻밖의 질문도 등장한다.책은 대선을 대중의 욕망이 더 강한 쪽이 이기는 싸움으로 본다. 대중의 분노가 낳은 비정치인 출신 대통령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발동을 대표 사례로 든다. 지도자의 오만만큼 유권자의 선택도 함께 따져보자고 제안한다.선거 때마다 “왜 저런 지도자를 뽑았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독자, 정치를 유권자의 선택 문제로 되짚어보고 싶은 독자에게 권할 만하다. 동아닷컴 신간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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