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가 개발한 많은 정책을 저의 정책으로 검토하고 좋은 것은 과감하게 채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와 오 시장은 이날 서울 돈의동 쪽방촌을 함께 방문한 뒤 순대국밥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총리는 “공약에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다시 성장’ 등을 대폭 포함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대선에 출마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준비한 정책은 출마시키겠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후보라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다”고 화답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오 시장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후보들이 약자와의 동행과 다시 성장을 핵심 아젠다로 내걸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과 연쇄 회동을 했고, 지난 1일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만났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층 내 탄탄한 지지층을 보유한 오 시장의 존재감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축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