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성공을 꿈꾸지만, 이 정도 수준까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오징어게임3' 황동혁 감독과 출연진이 마지막 이야기 공개를 앞두고 감회를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9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시즌3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을 쓰기 시작해 여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과 노력을 '오징어게임'이라는 한 작품에만 바쳤다"며 "생각도 못 한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작품의 성공을 '기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를 통해 소중한 많은 경험도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등 시즌2에서 생존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징어게임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시즌3는 이전까지의 이야기를 총망라한 대단원의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시즌3에서는 반란의 실패로 또 한번의 좌절을 겪게 되는 기훈의 변화와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자신이 준비한 판 위에서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프론트맨의 심리와 게임이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극한의 상황을 마주하는 참가자들의 운명을 목격하는 것 또한 시즌3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황 감독은 "대부분을 동료를 잃은 기훈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어떻게 다시 일어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믿음에 대한 세계관, 대결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각각 캐릭터들의 가치관을 건 승부를 지켜보면 더 재밌게 보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건 질문이었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욕망과 좌절과 패배감 속에 인간은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낼지, 지속할 수 있는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지 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희든 게임까지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시즌2의 반응이 시즌1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시즌2는) 시즌3와 함께 쓴 작품"이라며 "그때 느낀 아쉬움이 시즌3를 보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동안 벌려놓은 게 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훈은 친구의 죽음, 게임장에 들어온 사람들을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절망감을 딛고 이 게임 안에 뭘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결정하고, 결국엔 결심을 하며 변모해 간다"고 소개했다.
이병헌은 "프론트맨은 그런 기훈을 보며 자기 나름대로의 계획을 또 세운다"며 "결국 시즌2, 3가 하나의 이야기라고 친다면 시즌3는 클라이막스와 결말이 있어 드라마적으로나 여러가지 면에서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프론트맨과 기훈의 본격적 대립이라고 볼 수 있는 스토리"라고 예고했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보다 다채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임시완은 영기의 변화에 대해 "본인의 잔꾀 때문에 좀 더 고생스럽게 진행되는 스토리가 있다"고 귀띔했고, 강하늘은 "대호가 총알을 갖고 가지 않아 생기는 일로 여러 이야기가 시즌3에서 진행될 거 같다"며 "다만 대호에겐 총알을 가져가지 못한 그만의 사정이 있었을 거 같다"고 옹호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성훈은 "현주가 가진 정의롭고 이타적인 성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게임을 하며 유대감을 쌓은 이들을 지키기 위해 좀 더 강인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시즌3 활약을 예고했다. 조유리는 최초의 임산부 참가자인 준희의 '강인한 정신력'을 강조했고, 채국희는 '서늘한 재미'를 언급했다.
게임장 밖에서 활약하는 준호 역의 위하준은 "형을 만날 수 있을지 지켜봐 달라"며 "형을 보고 싶다"고 당부했고, 시즌2 공개 후 스포일러 사진을 게재해 논란이 됐던 박규영은 "핑크가드 노을은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며 "시즌3에서는 그 마음으로 갈등이 격화돼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고 소개했다.
'오징어게임' 시리즈는 시즌3를 통해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대장정의 엔딩을 앞두고 이병헌은 "항상 작품을 마무리할 때마다 시원섭섭한데, 이번엔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며 "미국에서 프로모션을 하며 환대받았는데, 지금까지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몇번 경험했지만, 이전까지 겪지 못한 응원과 환대를 받았다. 우리의 콘텐츠로 이렇게 엄청난 환대를 받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홍보 프로모션이 남았지만, 지금껏 연기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신기하고 행복한 것들을 느끼게 해줘서 저에겐 색다르고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우리가 어릴 적 했던 게임을 잔인하고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데, 그런데도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공감하고 사랑해준 건 이 작품 안에 담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우리 드라마는 많은 얘길 하지만 결국 인간성에 대한 부제가 아닌가 싶다. 그런 부분은 어느 나라, 어떤 곳에 있는 사람이든 같이 공감하고 고민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다"고 인기를 분석했다.
시즌3까지 이야기를 이끈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의 깊고 큰 세계관을 경험한 건 감사한 일이었다"며 "이렇게 크고 섬세한 이야기를 균형을 잡고 끌고 간다는 게 쉽지 않은데, 사회적 이슈와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한 개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창작자로서 이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느낀 많은 것들은 앞으로 제가 성장하는데 거름이 될 거 같고, 촬영하는 순간이 지금 생각하면 가장 소중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며 "성공의 반짝임에 취하지 않고, 이 작품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마음에 새기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 갈 것"이라고 다음을 예고했다.
다음 시즌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시면 굳이 안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면서도 "절대 '오징어게임'을 안 만들겠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 제가 다른 작품을 구상 중이라 그 영화가 먼저가 될 거 같다. 다만 제가 이걸 만들면서도 스핀오프나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어서 그 얘긴 해보고 싶다"고 전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편 '오징어게임3'는 오는 27일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