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주식으로 집 사세요"…美 주택시장 침체에 신종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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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트라이베카의 한 고급 아파트. 700만달러(약 108억원)짜리 매물이 1년 넘게 팔리지 않자 최근 집주인은 뜻밖의 전략을 떠올렸다. 바로 “집값을 스타트업 주식으로 받겠다”고 광고하는 것.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앤트로픽이 뉴욕에 사무실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미국에서 고급 주택 매도인이 집값 대신 비상장 주식을 받겠다고 밝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시중 금리 상승으로 고급 주택 시장이 침체하자 오픈AI, 앤트로픽 등 인공지능(AI) 기업에서 일하는 신흥 부유층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부동산을 주식으로 거래하는 일 자체가 드문 데다 비상장 주식은 대출 담보로 잡기 어렵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시도다.

부동산업계에선 양쪽 모두에 ‘윈윈’인 거래라고 본다. 기술기업 직원은 현금화하기 어려운 비상장 주식으로 직장 인근에 집을 마련하고, 판매자는 부동산을 처분하는 대신 성장성이 큰 유망 AI 기업 주식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한 고급 주택 판매자는 “요즘 시대에는 부동산보다 비상장 기술기업이 더 큰 부의 창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제안은 맞춤형 광고 성격도 있다. 미국에선 주택 광고에 구매자 직업 등을 내걸어 특정 집단을 겨냥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매물 설명란에 ‘앤트로픽이나 오픈AI 주식을 받겠다’고 적으면 알고리즘을 통해 관련 기업 직원에게 매물이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집주인이 노리는 건 AI 기업가치의 폭발력이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직원이 기업가치가 낮을 때 받은 스톡옵션도 상장과 함께 상당한 규모의 자산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구글의 핵심 AI 인재 최소 4명이 앤트로픽과 오픈AI로 옮기는 등 이직 러시가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에서는 자사주로 보상받아도 지분가치 상승이 제한적이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지분가치가 수십 배로 불어날 수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기업가치는 최근 2~3년 사이 각각 약 30배, 50배 뛰며 나란히 1조달러에 육박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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