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올 시즌을 보내는 축구대표팀 오세훈에게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릴 일본과의 E-1 챔피언십 3차전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킬 절호의 기회다.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 도중 활짝 웃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세훈이 올 시즌 긴 침묵에 신음하고 있다. 포지션 경쟁자들이 빠르게 앞선 가운데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릴 일본과 E-1 챔피언십 3차전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지난해 11월 쿠웨이트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통 스트라이커들의 행보가 반가운 요즘이다. 오현규(헹크)가 6월 이라크(원정)~쿠웨이트(홈)와의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연속골로 한국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기여했다. 이후 조규성(미트윌란)이 수술 합병증을 이겨내고 소속팀의 프리시즌 전지훈련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선 토종 킬러들이 무력시위에 나섰다. 베테랑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중국전(3-0 승)에서 골맛을 보며 지난해 9월 오만과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지속된 침묵을 깼고, 이호재(포항 스틸러스)가 홍콩전에서 A매치 데뷔골로 2-0 승리를 견인했다. 4명 모두 북중미월드컵 출전 후보군이다.
반면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올 시즌 페이스가 좋지 않다.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꾸준히 중용한 그는 아시아 최종예선 10경기 중 8경기를 뛰며 2골을 넣었으나 마지막 골 소식은 지난해 11월 쿠웨이트 원정이다. 올해 3, 6월 치른 4경기에선 득점하지 못했다.
문제는 대표팀만이 아니다. 일본 J리그에서도 힘을 쓰지 못한다. E-1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후반 교체 투입된 5일 시미즈 S펄스전을 포함한 정규리그 20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올해 4월 29일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왼발로 득점한 것이 유일하다. 경기당 평균 슛 시도는 1.3회로 지난시즌 8골·2도움에 크게 못 미친다.
오세훈은 E-1 챔피언십 2경기를 전부 결장했다. 중국전은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가 늦어진 여파도 있으나 홍콩전마저 건너뛰면서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날 홍 감독은 이호재를 풀타임 기용했다.
다만 몸상태가 나쁘진 않다. 딱히 부상도 없다. “(홍 감독이) 오세훈의 홍콩전 투입을 고민했지만 이호재에게 끝까지 맡긴 것 같다”는 것이 대표팀 스태프의 설명이다. 그러나 긴 침묵은 긍정적 신호가 아니다. 대회 타이틀을 놓고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를 한·일전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일본 매체들은 J리그에서 뛰며 J리거들을 잘 아는 오세훈을 ‘경계대상’으로 꼽는다. 모두에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 또한 어떤 형태로든 출전할 전망이다. 기회는 주어졌을 때 잡아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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