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서 최근 아동 4명 화재로 숨져
올 여름 들어 전기적요인 화재 발생 644건
에어컨, 콘센트, 멀티탭, 선풍기 화재 많아
“실외기 환기, 실내기 단독 콘센트 꽂아야”
이달 초부터 한낮 기온이 35도가 넘어가는 등 때 이른 무더위로 실내 활동이 잦아지면서 에어컨, 전기 콘센트 등 전자기기 사용 화재 위험이 높아졌다.
지난달 24일 부산 진구 아파트와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아파트에서 각각 2명, 총 4명의 아동이 숨지는 참극에서도 전기멀티콘센트 과부하가 원인으로 추정돼 여름철 화재사고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7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총 64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에어컨에 의한 화재만 38건이다. 단일 요인 중 배전반·분전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밖에 배선, 배선용 전선, 전기기용 전선·코드, 콘센트, 선풍기 등에 의한 화재도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별로 △배전반·분전반(47건) △에어컨(38건) △배선(36건) △옥내배선용 전선(26건) △전기기기용 전선·코드(24건) △콘센트(24건) △멀티탭(22건) △전력공급용 전선(19건) △선풍기(17건) 등 순이었다.
에어컨은 여름철에 사용하는 전자기기 중 화재 사고가 가장 많은 제품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년~2024년) 에어컨 관련 화재 건수는 총 953건이다.
문제는 2022년 273건, 2023년 293건, 지난해 387건 등 매년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2023년에는 사망자가 없었지만 지난해는 에어컨 화재로 9명이 사망했고,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여름은 지난달 29일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뒤 때이른 더위가 지속되면서 화재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발효 직전 10일(6월 19일~6월 28일)동안 하루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71건이었지만, 발효 이후(6월 29일~7월 2일)에는 평균 98건으로 38% 급증했다.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며 화재 발생 건수가 급증하자 지난 4일 소방청은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폭염 속에서 냉방기기 과다 사용과 노후 전기설비의 결합이 전기화재 위험을 급격히 높이고 있어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한다. 멀티탭 과부하, 문어발식 전기 사용 등은 반드시 피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전원은 콘센트에서 분리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에어컨 사용이 잦은 만큼 에어컨 실외기실 환기 상태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한다. 실외기 과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 관계자는 “보통 아파트의 경우 창고에 실외기실을 두다보니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은데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실외기가 과열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에어컨 실내기의 경우 반드시 멀티탭에 연결하지 말고 단독 콘센트에 꽂아야 한다”며 “여건이 안 돼 부득이하게 멀티탭을 사용해야 할 경우 고전압일 때 자동으로 차단되는 멀티탭을 사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