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AI 데이터센터 시대, 전력 인프라 핵심 부품기업으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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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산업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반도체와 서버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에너지 저장, 무정전 전원 체계가 함께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인프라는 지속될 수 없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가 새로운 전력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1987년 창립한 삼진엘앤디는 오랫동안 디스플레이·모바일 부품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회사의 방향은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ESS·UPS용 배터리 모듈 구조부품과 산업용 인쇄(OA) 사업을 양대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AI 비전검사와 양팔로봇 자율조립 등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흑자전환은 이러한 변화가 숫자로 확인된 첫 결과다. 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는 “지난 40년이 정밀 사출·조립 제조 역량을 축적한 시간이었다면, 다음 40년은 AI가 결합된 정밀 자동화 제조기업으로 진화하는 여정”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전력 인프라 핵심 부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대담=소성렬 국장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변화는 무엇인가.

▲취임 이후 가장 집중한 것은 '외형보다 체질'이었다. 매출 규모를 좇기보다 수익이 나는 사업 구조로 바꾸는 데 역량을 모았다. 그 결과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58억9000만원, 영업이익 6억8000만원, 당기순이익 38억5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37억원 늘었고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24.1% 증가했다.

핵심 배경은 네 가지다. 첫째, ESS·UPS 중심 부품사업 비중이 1분기 55.3%로 처음 과반을 넘었다. 둘째, 원가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화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동기 3.6%에서 11.5%로 올랐다. 셋째, 비용 관리 강화로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22.4% 줄었다. 넷째, 결손금 해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한 점이다. 올해를 실적 개선과 성장 재도약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삼진엘앤디는 오랫동안 디스플레이·모바일 부품 기업으로 알려져 왔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과거 디스플레이·모바일 부품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지금은 두 개 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하나는 ESS·UPS 등 전력 인프라용 배터리 모듈 구조부품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코니카미놀타향 FINISHER와 산업용 인쇄기(PP) 중심의 OA 사업이다.

수치로도 전환이 확인된다. 2025년 연결 매출 비중은 제품사업인 OA가 59.9%, 부품사업인 ESS·UPS·Gasket이 38.5%였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부품사업 비중이 55.3%로 올라섰다. 단순히 시장 테마에 기대는 기업이 아니라 실적 기반 성장 기업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있다고 본다.

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삼진엘앤디에 어떤 기회가 되고 있나.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IT 투자가 아니라 전력 인프라 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는 순간 정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UPS와 ESS 수요가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연산량은 늘어나고 그만큼 전력 안정성과 저장 기술의 중요성도 커진다.

당사는 완제품 UPS나 ESS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대신 그 시스템 내부에서 전력 전달, 절연, 구조 안정성을 담당하는 버스바 아세이(Busbar Ass'y), 미들 아세이(Middle Ass'y), 톱 커버(Top Cover) 등 핵심 구조부품을 공급한다. 주요 배터리 대형 고객사 공급망을 기반으로 UPS 물량이 늘고 있어 AI 전력 인프라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ESS와 UPS 시장에서 삼진엘앤디가 보유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경쟁력은 '승인형 공급망'에서 확보한 진입장벽과 제조 시스템이다. ESS·UPS 구조부품은 고객사 인증과 품질 검증이 필수다. 전력 전달과 안전성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불량 허용치가 매우 낮고, 검증된 공급사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여기에 자동조립, 검사, 이력추적까지 전 공정을 내재화한 자동화 라인을 갖췄다. 대표 제품인 E5SP 홀더 버스바는 80여개 부품이 결합되는 조립체다. 9개 공정 스테이션에서 30개 이상의 버스바 자동 체결과 42개소 리벳팅을 수행하고 46개 검사 채널과 100% 전수검사, QR 기반 이력 추적을 갖췄다. 단순 사출이 아니라 모듈 단위 공급 역량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주요 배터리 고객사와 28년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랜 협력의 바탕은 품질과 납기에 대한 신뢰, 그리고 고객 공정에 맞춘 설계 역량이다. ESS·UPS 구조부품은 작은 불량도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품질 기준이 높고 납기 신뢰도 중요하다.

핵심 고객사는 당사의 장기 파트너다. 고객사 공정에 특화된 맞춤 설계와 자동화·검사 기반의 안정적 공급으로 신뢰 관계를 이어왔다. 사업보고서상 관련 매출도 2024년 대비 2025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결국 제조업의 신뢰는 오랜 시간 쌓인 품질과 대응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최근 AI 비전검사와 양팔로봇 기반 자동조립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AX를 어떻게 바라보나.

▲제조업의 경쟁력은 이제 가격이 아니라 자동화, 비전검사, 데이터 추적, 공정 표준화에서 갈린다. 당사는 자재 투입부터 자동 조립, 저항·외관 검사, IR·통전 검사, Vision 검사, QR 추적관리까지 이어지는 폐쇄회로형 제조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ERP·MES 기반으로 생산, 재고, 출하 데이터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로 추진 중인 양팔로봇 자율조립 기술을 현장에 직접 적용하며 '피지컬 AI'의 핵심인 실제 제조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현장 데이터를 다시 학습시키면 다른 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조립 정밀도와 적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 AX는 단순한 설비 투자가 아니라 고객 승인형 공급망에서 경쟁우위를 만드는 운영 인프라다.

-제조 현장에서 AI가 실제로 만드는 가치는 무엇인가.

▲AI는 이미 현장에서 구체적인 가치를 만들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것이 AI 비전검사다. 버스바 누락과 오조립, 하니스 위치 이탈, 리벳 누락, 온도센서 위치 오류 등 사람 눈으로 놓치기 쉬운 결함을 자동으로 검출해 100% 전수검사를 가능하게 한다.

또 공정에서 쌓이는 품질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 포인트를 도출하고 QR 기반 이력 추적으로 문제 발생 시 즉시 원인을 추적한다. 결국 AI는 수율, 가동률, 원가라는 숫자로 가치를 증명한다. 제조업에서 AI는 더 이상 개념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베트남·멕시코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전략은 어떻게 구축하고 있나.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베트남(VINA)과 멕시코(ELEMEK) 법인을 운영하는 글로벌 3각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향 MFP를 OEM 생산하고 베트남은 FINISHER와 PP 옵션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2026년 1분기 베트남 법인 가동률은 87.5%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였다.

공급망 재편과 관세 환경 변화 속에서 이 3각 체계는 고객사의 현지 조달 수요에 대응하고 특정 지역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적 강점이 된다. 글로벌 고객사의 지역 거점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원가 경쟁력과 대응력을 함께 확보해 나가겠다.

-OA 사업의 중장기 성장 전략은 무엇인가.

▲OA 사업은 회사의 안정적 캐시카우이자 새로운 성장축이다. 2010년 이후 코니카미놀타와 OEM·ODM 협력을 축적해 왔고 2025년 8월 산업용 인쇄기용 옵션 4개 기종을 신규 수주해 2026년 4월부터 베트남 법인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PP는 사무용 인쇄기보다 단가와 기술 난도가 높은 고부가 영역이다. 일단 양산에 진입하면 장기 반복 수주로 이어진다. 이 사업의 예상 매출은 2026년 하반기 약 35억원, 2027년 약 136억원이다. 기존 MFP 중심 OA에서 산업용 인쇄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OA 사업의 구조적 성장을 재개하는 전략이다.

-ESS·UPS 사업과 OA 사업을 양대 축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향후 매출 구조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나.

▲기본 방향은 안정적 캐시카우인 OA가 하방을 지지하고 성장엔진인 ESS·UPS가 상방을 여는 투트랙 구조다. 2025년에는 OA가 매출의 약 60%였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부품사업이 55.3%로 과반을 넘으며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주요 배터리 고객사향 ESS·UPS 물량 확대, 미국향 ESS 프로젝트 진입 등으로 부품사업 비중이 점진적으로 커질 것으로 본다. 동시에 OA도 PP 고부가 제품으로 질적 성장을 더할 것이다. 특정 한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안정성과 성장성을 함께 갖춘 구조를 만들겠다.

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이명종 삼진엘앤디 대표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최근 자사주 취득과 결손금 해소, 경영진 장내매수 등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을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임의적립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을 의결해 약 468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이를 통해 누적 결손금을 해소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26년 6월 9일 이사회에서 약 8억46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결정했다. 경영진의 장내 매수도 병행해 왔다. 실적 개선, 재무구조 개선,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것이 상장회사의 책임이라고 본다.

-대표도 33만주 이상을 장내 매수했다.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은 무엇인가.

▲2024년 1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누적 33만4546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진보 부사장도 6만1000주를 매수했다. 경영진의 매수는 현재 주가가 회사의 본질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생각한다.

1분기 흑자전환으로 체질 개선이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했다. ESS·UPS 전력 인프라라는 성장 시장에서 고진입장벽 부품·모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자동화 제조와 신사업까지 더해지면 기업가치는 재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향후 5년 후 가장 크게 성장할 사업 분야는 어디라고 보나.

▲단연 ESS·UPS 중심의 전력 인프라 부품·모듈 사업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 저장과 안정화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당사는 그 시스템 내부의 핵심 구조부품을 공급하는 위치에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당사는 국내 대형 에너지 고객사의 미국향 ESS 프로젝트용 사출물을 수주해 올해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5년 뒤에는 미국향 ESS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 부품이 회사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축이 될 것으로 본다.

-'다음 40년의 삼진엘앤디'는 어떤 모습인가.

▲지난 39년이 정밀 사출·조립 제조의 내공을 쌓은 시간이었다면 다음 40년은 그 내공을 AI가 결합된 정밀 자동화 제조기업으로 진화시키는 여정이다. ESS·UPS 전력 인프라와 산업용 인쇄를 양축으로 단순 부품을 넘어 모듈과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전력 인프라 핵심 부품을 책임지는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 수소와 차세대 에너지 부품 등 새로운 영역으로 제조 역량도 확장하겠다.

-끝으로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먼저 어려운 전환의 시기를 함께 견뎌준 임직원에게 깊이 감사한다. 1분기 흑자전환은 특정 부문의 성과가 아니라 본사와 해외 전 사업장이 함께 만들어낸 체질 개선의 결과다.

주주에게는 좋은 이야기를 넘어 숫자와 실행으로 증명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실적 개선, 재무구조 안정화,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추진해 기업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는 회사로 만들겠다.

◇이명종 대표는…

이명종 대표는 2024년 대표 취임 이후 삼진엘앤디의 사업 체질 개선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모바일 부품 중심 기업이었던 삼진엘앤디를 ESS·UPS 전력 인프라 부품과 산업용 인쇄(OA) 사업 중심의 성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원가 혁신과 자동화 생산체계 구축,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해 2026년 1분기 흑자전환을 이끌었으며, AI 비전검사와 양팔로봇 자율조립 기술 등 제조업 AX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베트남·멕시코를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북미 ESS 시장과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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