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우석 도전정신 박수받아 마땅한가... 美 현지 집중조명 '이정후·이종범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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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12월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만난 고우석. /사진=김우종 기자
마이애미 고우석. /AFPBBNews=뉴스1

'한국 최고의 클로저'로 위용을 뽐냈던 고우석(27)이 계속 미국 무대에 잔류한 채 빅리그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박수받아 마땅한 그의 도전 정신이다. 미국 현지 매체도 고우석을 집중 조명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4일(한국 시각) "디트로이트가 프리에이전트(FA) 우완 투수 고우석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는 59승 30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강팀이다. 그런 팀이 고우석에게 손을 내민 것.

미국 현지에서도 고우석을 향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 소식을 전하는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25일 "디트로이트가 불펜진의 뎁스(선수층)를 강화하고 있다(The Detroit Tigers are adding to their bullpen depth)"면서 "우완 불펜 투수 고우석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KBO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만 26세의 이 선수(고우석)는 구단 산하 트리플A 구단인 톨레도 머드헨스에 합류했다. 고우석의 속구 평균 구속은 93마일(약 150mkm)"이라면서 "그는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고우석이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해 미국 무대를 밟은 뒤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하는 과정, 그리고 지난 2월 오른손 검지 부상을 당한 내용과 복귀 후 트리플A 무대 성적 등도 상세하게 전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고우석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을 받으면서 첫발을 뗐다. 고우석에게 손을 내민 팀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였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과 2+1년 최대 940만 달러(한화 약 129억 40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7번째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고우석은 끝내 2024시즌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향한 곳은 더블A 무대였다. 더블A에서도 고전했다. 결국 지난해 5월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다. 샌디에이고가 마이애미로부터 '타격왕 출신' 루이스 아라에즈 1명을 받는 대신, 고우석과 유망주 제이콥 마시, 딜런 헤드, 네이선 마토렐라까지 총 4명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내주는 1:4 트레이드였다.

설상가상,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트리플 A에서 뛰다가 지명 할당 처리됐다. 지난해 5월 말 마이애미 구단은 "고우석을 DFA(Designated for assignment·지명 할당) 처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DFA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을 변경하거나 혹은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DFA 처리가 되면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즉시 제외됐고, 동시에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됐다.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 /AFPBBNews=뉴스1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 /AFPBBNews=뉴스1

이후 결국 고우석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는 마이애미 구단의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로 남는 쪽을 선택했다. 마이너리그 내려간 고우석은 트리플A 무대에서 계속 뛰다가 그해 7월 더블A로 강등됐고, 그렇게 2024시즌을 마쳤다.

사실 고우석은 미국 생활을 정리한 뒤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미 한국 무대로 돌아올 경우, 누구 못지않은 최정상급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다.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선택은 또 도전이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신분으로 빅리그에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지난 2월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재활에 전념했다. 루키리그와 싱글A를 거친 그는 지난 7일 트리플A 무대까지 승격했다. 최근에는 속구 최고 구속 95.3마일(약 153.4㎞)까지 찍었다. 메이저리그 승격이 보이는 듯싶었지만, 지난 16일 로체스터 레드 윙스(워싱턴 내셔널스 산하)와 경기를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약 1주일 만에 디트로이트의 부름을 받으며 다시 도전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다.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고우석의 상세한 트리플A 성적도 전했다. 고우석의 올해 트리플A 성적은 5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평균자책점은 1.59. 피안타율 0.27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24. 올해 루키 리그와 싱글A 성적까지 합치면 12경기에 출장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은 4.11이며, 총 15⅓이닝 동안 16피안타 14탈삼진 7실점(7자책) 피안타율 0.276, WHIP 1.63의 세부 성적을 마크했다.

매체는 "고우석이 트리플A 5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47.1%), 스플리터(28.1%), 슬라이더(10.5%), 커브볼(8.6%), 커터(5.7%) 등 5가지의 구종을 사용했다. 스플리터는 52.2%의 헛스윙률을, 슬라이더는 40%의 헛스윙률을 각각 기록했다"면서 "그의 속구 최고 구속은 95.3마일"이라며 조명했다.

또 매체는 처남-매제 관계인 이정후를 언급하기도 했다.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27)가 고우석의 매제"라면서 "이정후는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2, 6홈런, 26볼넷 35삼진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고우석의 장인은 KBO 리그 역사상 최고의 5툴 플레이어(콘택트, 장타력, 스피드, 수비, 송구 능력을 골고루 갖춘 선수)로 꼽히는 이종범(55·현 KT 위즈 코치)"이라고 소개했다.

고우석의 소속 팀인 톨레도는 25일부터 30일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샬럿 나이츠와 6연전을 벌인다. 고우석은 이 6연전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과연 디트로이트에서 고우석이 빅리그 데뷔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험난한 길을 다시 한번 스스로 선택한 그의 도전 정신에 많은 팬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우석. /사진=펜사콜라 블루와후스 SNS 갈무리
고우석.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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