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전 감독의 후임으로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을 이끌게 된 일본 출신의 요시하라 도코코(54)감독이 V리그 사령탑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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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하라 도모코 신임 흥국생명 감독. 사진=KOVO |
요시하라 감독은 지난 10일 흥국생명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1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ㅝ터 드래프트에 참석해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시즌을 마치고 휴가를 보내고 있는 선수단과는 아직 상견례를 하지 못했지만 시즌 구상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었다. 흥국생명이 이미 아닐리스 피치와 재계약을 결정한 상태여서 요시하라 감독은 이날 다른 팀 지명을 유심히 지켜봤다.
요시하라 감독은 “재계약한 피치는 팀플레이가 우수한 선수다”며 “성격도 좋은 선수로 알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이 활약하는 동안 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팀 전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요시하라 감독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요시하라 감독은 “김연경이 빠진 득점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과제”라면서 “결국 내가 할 일은 선수 개개인 능력을 갈고닦는 것이고,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게 돼 기쁘고 기대가 된다”며 “보는 사람들이 신나고 두근두근할 수 있는 배구를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배구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한국 배구는 아직 발전하는 중이고, 세대교체 등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면서 “이 과정을 잘 넘긴다면 레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V리그에 여성 외국인 지도자가 부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요시하라 감독은 “이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 거의 의미없다고 그래도 장점을 꼽자면 여성 선수들의 신체적 현상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면서 “아직 선수단을 만나진 못했지만 만나게 되면 선수들에게 함께 성장해 나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한 뒤 활짝 웃었다.
요시하라 감독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V리그 명문 JT 마블러스 사령탑을 맡아 9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 준우승 3회 등 뛰어난 성적을 냈던 명장 출신이다. 2015~16시즌에 팀의 1부 승격을 견인했고, 2023~24시즌에는 정규리그 전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수 시절에는 일본 국가대표팀 주축 미들 블로커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