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지는 중동사태 여파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자재 공급이 흔들리면서 일상에서 흔히 쓰는 약통 등 필수 의료 소모품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사는 양모(42)씨는 딸의 소아과 진료를 마치고 약국에 갔다가 적잖이 당황했다. 약국에서 중동사태 이후 플라스틱 약통 수급이 어려워졌다며 약통을 줄 수 없다고 해서다.
양씨는 “아이 감기약은 계속 먹여야 하는데 걱정된다”며 “전쟁 여파가 여기까지 미칠지 몰랐다”고 전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약국은 요청 시 2개까지 제공하던 플라스틱 약통 지급을 최근 하나로 줄였다. 약국 직원은 “약통 주문하기가 아주 어려워졌다”며 “소아과 인근 병원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평소 유상으로 추가 약통 구매가 가능했지만 당분간 판매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이씨는 “환자분들께 차분히 설명을 드리지만 간혹 ‘얼마나 한다고 안 주느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여러모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병의원과 약국에 납품하는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 관계자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배급해주듯 업체들에 나눠주다 보니 원료가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사정이 매우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 약 포장지부터 라텍스 장갑, 주사기 등도 일제히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료소모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은 전날 안내문을 통해 “최근 국제 정세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폭등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김포의 한 플라스틱 업체는 당분간 약통 판매를 중단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대학병원 역시 수액 백, 변 봉투, 의료용 가운 등 의료용품 전반에서 공급 불안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이날 업종별 석화제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어 보건 의료, 생활필수품 등에 필요한 중요 품목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면밀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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