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항생제 먹여도 되나...3건중 1건 ‘부적절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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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항생제 먹여도 되나...3건중 1건 ‘부적절 처방’

입력 : 2026.03.31 14:14

2세대 세팔로스포린계 오남용 최다
수술용은 70% 넘게 오남용
불필요한 감기 처방·장기 투약 심각
질병청, 소아 맞춤형 지침 개발 착수

[픽사베이]

[픽사베이]

국내 소아청소년에게 처방되는 항생제 3건 중 1건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술 전후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투여하는 예방적 항생제는 10건 중 7건 이상이 적정 기준을 벗어나 오남용되고 있어 국가 관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질병관리청이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의뢰해 실시한 ‘국내 소아청소년 항생제 사용 적정성 및 관리 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항생제 처방의 적절성을 평가한 결과 전체 처방의 31.7%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정됐다. 이는 성인에 비해 항생제 사용량이 많고 내성에 취약한 아이들에게서 약물 오남용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장 심각한 분야는 예방 항생제였다. 수술 전후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의 경우 무려 75.7%가 적절하지 않게 쓰이고 있었다. 감기나 급성 기관지염처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질환에 처방이 이뤄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한 항생제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 적정 투여 기간을 지키지 않고 장기간 투약하는 점도 오남용 원인으로 분석됐다. 항생제 종류별로는 2세대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부적절 처방률이 가장 높았는데 정맥 주사는 65.8%, 경구약은 79.5%에 달했다.

병원 내 관리 체계 역시 부실한 실정이다. 항생제를 꼭 필요한 때만 알맞게 쓰도록 돕는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ASP)은 국내 의료기관의 84.5%에서 운영되고 있었으나 이중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64.8%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병원이 성인 중심으로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소아청소년의 생리학적 특성을 반영한 처방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고질적인 전문인력 부족 문제도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조사대상 기관의 65.9%는 소아청소년 감염 전문의가 단 1명뿐이었으며 전담 약사가 배치된 곳은 4.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한명의 전문의가 병원 내 모든 소아 항생제 처방을 검토하기에는 업무 부담이 과중하며 소아 전용 처방 지침이 없거나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현장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 전문가들은 자율적인 노력만으로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소아청소년과 감염분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진행된 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61.4%는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정책 추진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답했다. 특히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항생제 관리 활동에 대한 별도의 수가 제정과 인센티브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아청소년 항생제 관리의 제도화와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아 맞춤형 임상 지침을 개발하고 수술적 예방 항생제 관리 대상을 소아까지 확대하는 등 국가 차원의 감시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또 1차 의료기관과 대형 병원 간의 특성을 반영한 차등화된 관리 모델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투약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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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아청소년에게 처방되는 항생제의 31.7%가 의학적 근거 없이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예방적 항생제의 경우 75.7%가 적정 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은 부족하여 병원 내 관리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정책 추진과 항생제 관리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질병청은 이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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