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잊지 말아요’…백업의 백업의 백업까지 나타난 롯데의 처절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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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박찬형, 박재엽, 한승현(왼쪽부터)을 비롯한 저연차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박찬형, 박재엽, 한승현(왼쪽부터)을 비롯한 저연차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지금 이 선수들을 기억해주세요.”

롯데 자이언츠에선 최근 부상자가 속출했다. 지난달 주전 리드오프 겸 중견수 황성빈이 경기 도중 손가락 골절로 부상자명단(IL)에 오른 뒤, 백업의 백업까지 나타났다. 그의 공백을 메우던 장두성마저 불의의 폐출혈로 전열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3의 중견수였던 김동혁과 그의 뒤를 받치던 신인 한승현까지 동원됐다.

롯데의 부상자 문제는 비단 중견수 한 곳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부진했던 나승엽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재활군에서 수비 도중 공에 맞아 안구 출혈로 훈련을 멈췄다. 야수 중에는 IL에 오른 윤동희(햄스트링), 이호준(손가락 통증)뿐만 아니라 최근 2루를 채우던 손호영도 타격 도중 오른손 검지 근육 부분 손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줄부상 탓에 롯데의 주전 전력은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실제로 포지션별 주전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빠진 상태다. 이로 인해 퓨처스(2군)팀에선 대부분의 전력을 1군에 보내느라 가용할 전력이 부족해졌다. 나승엽이 훈련을 재개하기 전인 17~18일 퓨처스리그 상동 NC 다이노스전에선 5명 이상의 육성선수가 선발명단에 들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금 퓨처스팀에도 신고선수(육성선수) 위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고 한다”며 씁쓸해했다.

롯데 한승현, 박찬형, 박재엽(왼쪽부터)이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한승현, 박찬형, 박재엽(왼쪽부터)이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롯데가 퓨처스팀 수준의 전력으로도 3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롯데는 17~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3연전에선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작성하기도 했다. 상승세를 탄 롯데는 20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신예들의 활약에 힘입어 3-1 승리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기간 신인 포수 박재엽을 비롯해 한승현, 내야수 한태양, 박찬형, 투수 홍민기 등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의 활약이 주효했다.

롯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이 우리 팀의 위기라고 하지만, 이때 기용된 선수들이 훗날 선수층을 두껍게 해줄 것”이라며 “이 시간을 통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균안도 “팀이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 않은가. 팬들이 지금 이 선수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곧 있으면 주전 선수들이 돌아온다. 이 위기만 잘 극복하면 우리 팀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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