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와 예스24 등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도서 판매량 상위권 및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 중 절반 이상이 소설이 차지하며 ‘소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강 신드롬 이후 한국문학 열풍이 불며 꾸준히 핵심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는 것. 특히 올해는 ‘스크린셀러’가 국내외 문학 전반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종합 베스트셀러…‘소설’ 강세 이어간다
먼저 ▲교보문고의 올해 상반기(1월 1일~5월 31일)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를 살펴보면, 『프로젝트 헤일메리』(앤디 위어 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가 선정됐다. 이어 2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스즈키 유이 / 리프), 3위 『자몽살구클럽』(한로로 / 어센틱), 4위 『모순』(양귀자 / 쓰다), 5위 『안녕이라 그랬어』(김애란 / 문학동네), 6위 『싯다르타』(헤르만 헤세 / 민음사), 8위 『나의 완벽한 장례식』(조현선 / 북로망스), 10위 『혼모노』(성해나 / 창비) 등이 자리했다.
▲예스24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서도 『프로젝트 헤일메리』(1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2위), 『안녕이라 그랬어』(3위)와 『자몽살구클럽』(9위), 『모순』(10위)이 상위권에 자리하며 국내외 문학이 고르게 사랑받았다.
두 서점 모두 도서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임을 알 수 있다. 교보문고의 경우 2026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0위 가운데 8권, 예스24의 경우 5권의 소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예스24는 100위권 내 소설 분야 도서 총 22권이 올랐는데, 이는 2024년 상반기(5권)와 비교했을 때 약 4배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문학, 세계문학 동반 강세…‘미디어 노출’ 힘입기도
올 상반기 소설의 인기에는 영화화되거나 미디어 노출, 유명인 추천 등을 통해 과거 출간작이 재조명받는 등 ‘역주행’ ‘스크린셀러’ 키워드를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프로젝트 헤일메리』, 『안녕이라 그랬어』, 『자몽살구클럽』 등의 인기는 평론가 추천, 방송 출연 등 미디어를 통한 재조명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앤디 위어의 2021년작인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제치고 상반기 종합 1위에 올랐다. 예스24의 경우, 지난 3월 동명의 영화가 개봉한 이후 『프로젝트 헤일메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배(5,731.7%) 급증했으며, 해외소설이 종합 1위에 오른 것은 2014년(『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12년 만이다. 종이책과 eBook 판매 1위, 크레마클럽 다운로드 1위를 동시에 기록하며 ‘3관왕’을 달성, 영화와 출판을 넘나드는 열풍을 일으켰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유튜브에서 추천된 이후 꾸준히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며 종합 2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6월 김애란 작가가 8년 만에 선보인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는 최근 작가의 TV 토크쇼 출연 이후 판매가 반등하며 상반기 종합 3위에 재진입했다.
또한 예스24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출간 당시 3주 연속 종합 20위권에 등극한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는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공개 이후(2~5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12배 급증하며 소설/시/희곡 분야 9위에 등극했다. 이와 함께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오른 ‘왕과 사는 남자’가 단종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촉발, 이광수의 100년 전 소설 『단종애사』 판매량 역시 크게 상승했다.
세계문학 전성시대
올해 상반기 소설 전성기에서 ‘세계문학’의 존재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교보문고 ‘2026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소설 베스트셀러 30위’에는 ‘세계문학전집’이 12종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싯다르타』(6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11위), 『데미안』(15위), 『이방인』(18위) 등이 오른 것이다.
예스24에서도 ‘해외소설’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9% 급증했다. 또한 소설/시/희곡 분야 100위권 내 해외소설 상위 50종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6% 증가하는 등 최근 5년 연속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며, 세계문학 열풍이 장기적인 독서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다. 특히 상위 50종 중 31종이 2000년 이전 발표된 고전 작품으로, 검증된 서사에 대한 독자 선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초판본 데미안』(9위), 『초판본 어린왕자』(10위) 등 소장 가치를 중시하는 초판본 수요가 높아진 점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2030세대 유입도 두드러졌다. 20대와 30대의 상반기 ‘해외소설’ 구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9.7%와 33.0% 급증했다.
[2026년 상반기 독자들은?]
-> ‘텍스트힙’ 문화의 주축이 된 2030세대
-> 10대 독자의 증가와 오디오북 즐겨 듣는 40대 중장년층
‘텍스트힙’ 열풍으로 소설이 주목받으며 20대 독자의 오프라인 소설 구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10대 독자들의 존재감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부모를 통해 필요한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10대가 직접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결제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실제 올해 상반기 예스24 기준 10대 독자들의 도서 구매량은 전년 대비 84.5% 증가했다. 상반기 10대 독자 베스트셀러 1위는 청춘의 불안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가수이자 작가 한로로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이, 2위는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이 차지했다. 두 도서의 10대 구매 비율은 각각 8.8%와 13.5%에 달했다.
오디오북 역시 운동, 출퇴근, 여행 등 다양한 일상 속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이용층에서는 중장년층 독자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주식, AI 관련서 상승세
올해 상반기엔 경제경영서 판매량도 증가했다. 최근 국내 증시 활황이 이어진 가운데, 예스24에선 ‘투자·재테크’를 주제로 하는 도서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44.5% 증가하며 5년 만에 반등했다. 경제경영 분야 TOP 10 중 6권이 실전 투자서로,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이광수 / 21세기북스)는 11주(1월 1주~3월 2주) 연속 주간 TOP 10을 유지하며 종합 5위에 올랐고, 『박곰희 연금 부자 수업』(박곰희 / 인플루엔셜) 역시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종합 6위를 기록했다.
AI(인공지능)가 업무와 일상 전반에 빠르게 접목되며 ‘AI’ 관련서의 비중도 대폭 증가했다. AI 관련서 베스트셀러에는 상반기 핵심 화두인 ‘AI’와 ‘투자’를 결합한 실용 경제경영서, 생성형 AI 서비스인 Chat 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서비스별 특화 활용서로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
[글 매경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각 출판사 및 브랜드 참고 교보문고, 예스24 2026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7호(26.07.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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