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사라지는 뒷모습-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의 다른 선택[청계천 옆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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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사진 No. 186 ●심각한 뉴스에 웃는 사진사진은 그 사람을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찍는 사람이 드러내려는 것과 찍히는 사람이 드러내려는 게 항상 같지는 않습니다.이번 주는 지켜볼 얼굴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국정감사가 한창인 데다 외교 이슈에 중수청장 인사청문회까지 겹쳤으니까요. 그런데 가장 궁금한 얼굴들이 좀처럼 드러내려 하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습니다.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표정입니다. 한미 동맹의 균열 조짐이 있다며 보수 야당이 사퇴를 요구한 정 장관은 지난 월요일 중요한 뉴스 인물이었습니다. 그날 오전 10시 출입기자들의 요구에 응해 간담회 형식의 만남을 예고한 상태였지만, 그 만남은 영상·사진기자에게는 비공개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습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언론간담회에서 “2026년의 색깔론”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은 이상이 없다. 동맹은 가치를 공유하지만 이해관계는 같을 수도 있고 상충할 수도 있다”며 “야당이 일부 주장하는,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훼손되고 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강한 뉴스였고 얼굴 사진이 필요했습니다. 비공개 회의의 입장·퇴장 모습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 역시 비공개 가이드라인과 충돌할 수 있어, 사진기자들은 정부서울청사 1층 로비에서 대기했습니다. 출근 모습 촬영이 유일한 대안이었으니까요. 9시 15분 관용차에서 내린 정 장관은 카메라 행렬을 보자 웃음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6.10.12. 뉴시스 사퇴 요구에 대한 고민이 사진에는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셔터를 계속 눌렀지만, 노트북으로 검토해 봐도 뉴스에 적합한 사진은 많지 않았습니다. 차에서 내리던 순간 양복 안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며 잠깐 굳은 표정을 지은 몇 장, 엘리베이터를 타러 걸어가며 잠깐 웃음기가 사라진 모습 정도가 남았을 뿐입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공개와 비공개는 누가 정하는가사실 기자 출신에다 정치를 오래 한, 경험 많은 장관이 자신을 둘러싼 공세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남기지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정치인이 보여주려는 ‘진정성’이, 뉴스를 다루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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