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FIFA 월드컵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심판의 입국을 거부한 미국 정부, 그 사유가 밝혀졌다.
‘디 애슬레틱’은 11일(한국시간) 백악관에 월드컵 참가가 예정됐던 소말리아 출신 심판 오마 압둘카디르 아르탄의 입국이 거부된 사유에 대해 질의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정밀 심사 과정에서 테러 조직 연루 의심 인물과의 관계를 포함한 부정적인 정보가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해당 여행자는 이민 및 국적법(INA)에 의거 미국 입국 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해당 여행자는 입국이 거부되었으며, INA 제 8235조에 따른 신속 추방 조치의 근거가 되는 법 조항이 명시된 이민 관련 서류를 전달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 어떤 안보 위협 요소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단호한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은 백악관에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 질의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2025년 아프리카 축구 연맹(CAF) 올해의 남자 심판에 선정된 아르탄은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는 52명의 심판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계획 대로라면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입국이 거부되면서 이 캠프에 참가할 수 없었고, 월드컵 심판 배정도 없던 일이 됐다.
그는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적법한 서류와 적법한 비자를 갖추고 입국했음에도 입국이 거절됐다고 전했다.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만 11시간 이상 붙잡힌 끝에 출발지였던 이스탄불로 돌려보내졌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자신들은 “개최국의 입국 심사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아르탄이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주 제2선거구 민주당 하원의원 릭 라슨은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 소식을 접했을 때 FIFA가 개입해야 하며 백악관 테스크포스도 이 상황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단발적인 사건인지, 아니면 더 광범위한 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필요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해당 인물은 다른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입국 심사 과정에서 절차상 정당해 보이는 문제와 직면했던 것으로 보인다. CBP의 이번 결정은 타당했던 거 같다.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들은 개인 휴대전화와 통신 내용을 확인할 권한이 있으며 해당 인물의 기기에 있는 일부 내용이 입국을 불허할 만큼 우려스럽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소말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추가 해명을 구하고 자국민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소말리아 국민은 당신을 지지하며, 당신의 놀라운 성취를 축하할 것”이라며 아르탄에 대한 지지 의사도 드러냈다.
2016년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미국이 관계자들의 업무 수행을 위해 입국하는 것을 경솔하게 막아서는 안 된다. 이는 지극히 시대착오적이며 역효과를 낳는 일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는 교류와 관계를 증진해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탄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내 심판 경력의 다음 도전에 집중하고 있다. FIFA와 CAF가 보내준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심판으로서 높은 기량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겠다. 축구계 동료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 메시지에 감사드린다. 월드컵에 나서는 동료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향후 대회에서 다시 함께할 수 있기를 고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소말리아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미네소타를 “지옥 같은 곳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소말리아인들은 여기서 나가야 한다. 그들은 이 나라를 망쳐놨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불평, 불평, 불평밖에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또한 “소말리아는 아름다운 곳이다. 정부도, 군대도 없다. 딱 하나 아주 강력한 것이 있는데 바로 범죄다. 범죄가 아주 많다. 경찰도 없다. 그저 서로 총질이나 하며 돌아다닐 뿐이다. 지저분하고 더럽고 역겹고 불결하고 끔찍한 곳”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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