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국혁신당…책임론 쏙 빠진 '빈집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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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출마 유력 속 “책임 정리 없는 추대 분위기” 지적
황현선 당헌 개정 비판에 당권 변수로…과거 책임론도 부담
당명 개정론까지 부상…‘조국 없는 조국당’ 생존력 시험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역 2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역 2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창당 이래 최대 시험대에 섰다. 조국 전 대표가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낙선하며 국회 입성에 실패한 뒤 당을 수습할 첫 지도부 선거지만 당 안팎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와 책임 정리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을 다시 세울 의제도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지도부 선거가 사실상 추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오는 7월 25일 경기 수원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당초 이번 전당대회는 조 전 대표의 낙선과 6·3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요구 속에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당의 향후 노선이나 조직 쇄신을 둘러싼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인데 앞으로 당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논쟁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혁신당은 최근 강경 검찰개혁 이슈를 앞세워 존재감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등 형사소송법 개정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압박하고 검사 출신 민정수석 인선을 두고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신장식 당대표 권한대행은 공소청·중수청 신설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하기 싫은 일을 하듯 시늉만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개혁 외에는 조국혁신당만의 새로운 의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 전 대표 낙선 이후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총선 때처럼 조 전 대표 개인의 상징성만으로 당을 끌고 가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민주당과의 연대나 합당론도 힘을 잃었다. 평택을 재선거에서 야권 연대가 성사되지 못한 끝에 국민의힘에 의석을 내주면서 연대론의 명분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장식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새 당대표 후보군에서도 조 전 대표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리더십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혁신당 의원들 가운데 뚜렷하게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인사는 아직 없다. 당 안팎에서는 신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무리 없이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신 권한대행도 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호남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호남 성적은 당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선거 결과에 대한 반성과 책임 없이 전당대회가 사실상 추대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서는 황현선 전 사무총장의 움직임도 변수로 꼽힌다. 황 전 사무총장은 당초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언급됐지만 최근에는 당대표 도전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 개정 권한은 전국대의원에게 있다”며 “대의원의 권한을 미구성이라 우기며 당무위원회가 주어지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당무위원회의 당헌 개정을 공개 비판했다. 당무위원회를 국무회의에 빗대 “국무위원회가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가”라고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당헌 개정 절차를 문제 삼은 글이지만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과 맞물려 당내에서는 현 지도부 운영 방식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유력 당권 주자인 신 권한대행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황 전 사무총장은 한때 조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 원외 인사다. 지난해 당내 성비위 사건 대응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가 3개월 뒤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잠시 복귀했다. 당시 복귀를 두고도 일부 당원의 반발이 있었던 만큼 당권 도전이 현실화하면 과거 책임론이 다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황현선 조국혁신당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한편 당무에서 물러난 조 전 대표는 여전히 정치 행보를 이어가며 당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새 지도부로서는 조 전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당명에서 ‘조국’을 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23일 YTN라디오에서 “당명 개정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총선 당시에는 당명에 들어간 ‘조국’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냈지만 지금은 정식 약칭인 ‘혁신당’보다 ‘조국당’으로 불리며 당이 더 넓게 가는 데 부담이 된다는 문제의식이다. 다만 일부 당원들은 “조국을 빼고 조국혁신당을 말할 수 있느냐”며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은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급성장했지만 조국 없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하지 못했다”며 “이번 전대가 위기 돌파의 계기가 되지 못하면 창당 2년 만에 성장 한계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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