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법 무효화 이끈 당사자, 상속재산 다시 산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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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6.02.12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26.02.12 서울=뉴시스
‘패륜 가족’은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도록 구(舊) 유류분 법 무효화를 끌어낸 당사자들이 재심을 통해 상속 재산을 다시 산정받을 길이 열렸다.

31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망한 모친의 건물, 예금 등을 홀로 물려받았다가 형제들과의 법정 분쟁에서 패소해 상속 재산을 나눠주게 된 피고가 “재판을 다시 해달라”며 낸 재심청구를 지난달 14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상속분과 관련된 법적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홀어머니를 혼자 부양해온 피고는 2020년 사망한 모친의 재산을 모두 상속받았다가 형, 누나들로부터 “유류분을 달라”는 소송을 당해 패소했다. 유류분이란 가족 모두가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몫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장남 위주의 유산 분배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른바 ‘패륜 가족’에게도 무조건적인 상속이 인정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패소 후 피고는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그의 청구를 받아들여 2024년 4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패륜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건 국민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는 취지다.

이후 헌재 결정을 근거로 재판을 다시 해 달라며 피고가 낸 재심 청구에서 대구고법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유류분을 손본 법 개정안은 올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2024년 4월 이후 개시된 상속에 대해 적용한다고 돼있는데, 피고는 그 전에 상속받아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헌재가 법 개정 전까지 구법을 계속 적용하도록 한 게 기본권 침해 상태를 유지하라는 뜻은 아니란 것이다. 대법원은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게 된 사건은 헌재 결정의 효력이 소급해서 미친다”며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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