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급등에 항공권 ‘공포’…소비자들 취소 가능 숙소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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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5월 유류할증료 인상이 예고된 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이달에 적용 중인 7700원에 비해 4.4배 오른 3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2026.4.7/뉴스1

중동 사태의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5월 유류할증료 인상이 예고된 7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이달에 적용 중인 7700원에 비해 4.4배 오른 3만4100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2026.4.7/뉴스1
치솟는 유가를 견디지 못하고 항공사들의 노선 운항 취소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운항편 취소에 따른 여행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취소가 가능한 숙소를 잡거나, 항공편 취소에 따른 수수료를 내지 않는 곳을 찾는 등 ‘항공 노쇼’에 대비하고 있다.

12일 서울 용산구에 사는 A 씨는 최근 태국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면서, 취소가 가능한 숙소를 예약했다. 일반 가격보다 1박에 10만 원 가까이 더 내야 했지만, 혹시 모를 항공기 운항 취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A 씨는 “7월에 태국이면 수요가 많아서 취소가 안 되겠지 싶다가도, 몇만 원 아끼려다 수십만 원을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해 취소가 가능한 숙박을 잡아놨다”고 말했다.

베트남 여행을 계획한 B 씨는 매일 항공편 운항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B 씨는 “이미 예약을 했는데, 혹시 항공편이 취소되지 않을까 매일 걱정하고 있다”며 “숙소도 잡았는데 100% 환불이 가능한 기간이라서, 이걸 취소하고 여행 시점까지 취소가 가능한 숙소를 다시 예약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자 카페에서도 “숙소는 무조건 취소할 수 있는 곳으로 잡아라”, “일본 노선은 취소 가능성이 작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취불(취소불가) 호텔이라 너무 걱정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 역시 문제다. 항공사들은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류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일부 노선을 아예 운항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4~5월 국제선 일부 노선에서 총 14회 감편을 실시하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4~6월 지방발 국제선과 하노이, 방콕, 싱가포르, 푸꾸옥, 다낭 등 동남아 주요 노선의 비운항 및 운항 축소를 공지했다. 현재까지 취소된 항공편만 수백 편에 이른다.

항공사 사정으로 인한 비운항은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그러나 항공권 예매 대행사를 통해 구매한 경우에는 발권 및 취소 수수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다른 여정으로 재발 권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대신 재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항공사 공홈(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매해야 취소 시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대행업체 수수료는 계약 조건에 포함돼 있어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발권 시 수수료 정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내놓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4월부터는 유류할증료 상승과 불확실성으로 예약률이 3월 대비 크게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단체 여행 문의의 경우 항공편 취소 시 여행이 취소되는지, 대체편이 마련돼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운항 중단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5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4월 발권 기준보다 전 노선에서 약 1.5배 이상 높은 유류할증료를 부담해야 한다. 국내선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5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3만 41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4월 7700원 대비 약 4.4배 오른 수준이다.

문제는 유류할증료에 상한선이 있다는 점이다. 유가가 아무리 오르더라도 소비자가 부담하는 유류할증료는 일정 수준에서 제한되며, 그 이상의 비용은 항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항공기를 띄울수록 적자”인 구조가 발생한다.

항공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MOPS) 항공유 가격은 6일 기준 갤런당 약 5.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갤런당 4.7달러를 넘으면 최고 단계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한 항공사 임원은 “5월 이후 국제선 항공편의 최소 50% 이상이 운항할수록 적자인 노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체력이 약한 항공사는 운항 취소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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