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줄어도 고객 86% 기존 거래 유지
인뱅 갈아타기보다 모바일 활용 확대
시중은행, 앱 고도화…인뱅, 젊은층 선점
은행들이 수년째 추진해온 점포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큰 반발 없이 안착하고 있다. 모바일뱅킹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점 폐쇄 자체보다 모바일 앱 등 대체 금융 채널의 편의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지점 축소가 본격화되던 초기, 지역 주민과 고령층 고객의 반발이 우려됐으나 영업점 통폐합을 경험한 고객 대부분이 주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고 기존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리서치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영업점 통폐합 이후의 실제 거래 변화를 추적한 결과, 이탈보다는 ‘거래 유지’와 ‘채널 전환’이 우세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폐합 경험 이후 금융거래 변화를 물은 결과, ‘이전과 거래 방식에 큰 변화가 없었다’가 43%,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 이용을 늘렸다’가 32%, ‘같은 은행의 다른 지점을 이용했다’가 11%였다. 도합 86%가 통폐합 이후에도 같은 은행 거래권 안에서 거래를 유지하거나 전환한 셈이다.
이는 금융 소비자들의 금융권 비대면 전환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고, 행태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된 결과로 풀이된다.
영업점 통폐합을 직접 경험했거나 관련 소식을 접한 소비자 기준으로, ‘다소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시대 변화에 따르는 당연하고 효율적인 과정’이라는 응답(24%)을 합치면 66%로, 소비자 3명 중 2명은 영업점 통폐합을 부정적 사건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시대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고객 편의보다 은행의 이익만 생각한 것’이라는 비판적 응답은 24%에 머물렀다.
특히 시중은행 고객들이 거래 지점이 사라진다고 해서 인터넷전문은행(인뱅)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데 따른 번거로움과 기존 거래 이력, 각종 자동이체 및 금융상품 연계 혜택 등이 유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점 수 자체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접점의 존재”라며 “앱 서비스 품질이 금융사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기존고객 편의 지키기’ vs 인뱅 ‘젊은 고객 유입하기’
금융 소비자들은 기존 거래 은행의 모바일 앱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적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점 이용 빈도는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월 1회 이상’ 모바일 뱅킹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96%에 달했던 반면, 같은 빈도로 영업점 창구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이러한 금융 이용 행태 변화에 따라 시중은행과 인뱅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붙잡기 위해 앱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비대면 상담 기능 등을 강화하며 모바일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인뱅들은 기존 시중은행 고객을 빼앗기보다 젊은 세대의 첫 주거래은행 자리를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초년생과 대학생 등 디지털 친화적 고객층을 조기에 확보해 장기 고객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인뱅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느 동네에 지점이 있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느 앱이 더 편리하냐가 경쟁력”이라며 “은행의 핵심 자산이 점포망에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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