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우승해도 넌 경질”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우승 못해도 안 자를게” 아모림 맨유 감독…UEL 트로피, 누가 더 간절할까?

한쪽은 우승해도 위태롭고 다른 쪽은 트로피를 가져오지 않아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이 처한 서로 다른 운명이다.

주장 손흥민이 몸담은 토트넘과 맨유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마메스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 단판승부를 치른다.

고통과 괴로움만 반복된 이번 시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바닥에 추락한 명예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두팀 모두에게 UEL 트로피는 이번 시즌의 모든 것과 다름없다. 특히 이 대회를 우승하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주어져 더더욱 중요하다.

토트넘도 맨유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통해 UCL 등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대 최악의 성적을 이미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36라운드까지 소화한 EPL에서 11승5무20패, 승점 38로 17위를 마크했다. 특히 한 시즌 20패는 토트넘의 1부리그 역사상 최악의 발자취다.

그 뒤로는 챔피언십(2부) 강등이 오래 전 확정된 입스위치타운~레스터시티~사우샘프턴 뿐이다. 맨유 역시 이 기간 성적이 좋지 않다. 10승9무17패, 승점 39로 16위다. 역시 역대급 순위로 토트넘과 별반 차이가 없다.

리그 순위가 이 지경이면 대개 사령탑들의 거취는 불보듯 뻔하다. 사퇴 아니면 경질뿐이다. 하지만 토트넘과 맨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리그에서의 처참한 추락과 달리, 유럽 내 2번째로 큰 무대에선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괜히 리더십에 무리한 변화를 주면 그나마 잘되고 있는 것마저 날려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그런데 현지 언론들의 예상은 각기 달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둘러싼 기류는 ‘사실상 경질’과 다름없으나 아모림 감독은 반반이었다. 심지어 그는 최근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까지 했음에도 딱히 자리류 위협받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맨유 구단 수뇌부가 아모림 감독을 대단히 신뢰하고 있고 여름이적시장에서 철저한 보강을 약속했디는 외신 보도가 등장했다.

그래서인지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얀 클루셉스키 등 핵심 자원들의 이탈 가능성이 가득한 반면 맨유는 엄청난 재정난에도 여러 선수들의 합류 전망이 끊이질 않는다. 이미 확정된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결전에 임하려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UEL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팀을 이끌어야 할 아모림 감독 중 누가 더 간절할까? 이제 결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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