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막 내려온 화가 박고석(1917~2002)은 작업실로 직행해 흙과 돌가루가 엉겨 붙은 등산화를 신은 채 캔버스 앞에 섰다. 산에서 얻은 영감이 생생할 때 그림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 도봉산, 내설악, 외설악, 치악산, 백학봉…. 50대에 시작한 산행은 그를 ‘산의 화가’로 만들었다.
평양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박요섭이다. 1935년 일본 유학을 떠나며 ‘오래된 돌’이라는 뜻의 ‘고석’이란 호를 스스로 붙였다. 니혼대 예술학부를 졸업하고 10년을 일본에서 보냈지만 도쿄 대공습으로 초기작은 모두 잿더미가 됐다. 광복 후 서울에 정착해 배화여고에서 학생을 가르쳤고, 1·4후퇴 때 부산 범일동 공동묘지 근처에 판자 작업실을 지었다. 이 시절 그는 이중섭과 한집에 살 만큼 절친했다. 1956년 이중섭이 40세로 요절했을 때 유해 일부를 건네받아 1년간 집에 모신 게 그였다.
한때 추상화 실험에 매진하던 박고석은 50대에 접어들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자신의 호처럼 우직하게 산을 그렸다. 지금 서울 대치동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전시에서 그의 작품 ‘외설악’을 만날 수 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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