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권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회사마다 수신 상품에 낮아진 금리를 반영하고 있어서다. 실제 1금융권에서 연 3%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도 모두 연 3%를 밑돌고 있다. 이 때문에 특판 예·적금을 찾아 나선 예테크족(예금+재테크족)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남아있는 고금리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뚝뚝 떨어지는 금리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정기예금의 12개월 평균 금리는 연 2.99%(4일 기준)로 나타났다. 불과 1년 전 연 3.66%이던 평균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24개월 평균 금리는 연 2.55%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금리는 이보다 더 낮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55% 수준이다. 전달 실제 취급 금리 연 2.60%보다 0.05%포인트나 최고금리가 떨어졌다.
은행들은 금리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일 회의를 거쳐 예금(수신)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거치식예금(정기예금) 상품 14개, 적립식 예금(적금) 상품 22개의 금리가 7일부터 0.05∼0.25%포인트씩 낮아진다. SC제일은행도 최근 모바일 우대적금 금리를 연 2.55%에서 연 2.35%로 내렸다. 광주은행 역시 지난 3일부터 매월이자Wa예금의 우대금리를 연 0.2~3%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적금 금리를 덩달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맞춰 대출량을 조절하다 보니 예·적금 유입을 조절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남아있는 특판 상품은?
하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남아있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금융사마다 이벤트 형식의 특판 상품을 비정기적으로 출시하고 있어서다. 전북은행은 지난 1일부터 ‘JB SUMM3R(썸머)’ 정기예금 특판을 여름 한정으로 내놨다. 이번 특판 예금은 계약기간 3개월로 계좌당 100만원, 고객당 최고 20억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우대금리 포함해 최고 연 2.65%(기본금리 연 2.35%)다. 우대금리는 예금 가입 전 6개월 내 전북은행 원화 정기예금 보유 이력이 없는 경우 0.10% 등 최고 0.30%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최근 창립 43주년을 기념해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신상품 ‘1982 전설의 적금’을 출시했다. ‘1982 전설의 적금’은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년 만기 자유적금이다. 기본이자율 연 3.0%에 우대이자율 최대 연 4.7%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7.7%의 금리가 적용된다.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은 소속 프로골퍼 이동은 선수의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기념해 특판 자유적금을 선보였다.
오는 25일까지 기본금리 연 2.85%에 우승 기념 우대금리 1%포인트를 더해 최고 3.85%의 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300억원 한도로 판매되며, 특판 종료일이나 한도 소진 시까지 선착순으로 가입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출시한 MG희망나눔 아기뱀적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뱀띠인 2025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기본금리 연 10%, 최고 연 12%의 금리를 준다. 납입한도는 월 5만~20만 원이다.
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