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하던 여성이 도쿄의 한 호텔 객실 침대 밑에서 낯선 남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나탈리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natalisi_taksisi)에 “다른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내 경험을 공유한다. 안전한 여행이 될 줄 알았는데 이 사건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며 영상을 올렸다.
설명에 따르면 그는 얼마 전 도쿄의 유명 체인 브랜드 호텔에 머물렀는데, 첫날을 잘 보낸 뒤 둘째 날 관광을 마치고 저녁 7시 30분경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침대에 누워있다가 낯선 냄새를 느꼈다. 냄새의 출처를 찾아 나선 그는 침대 밑을 들여다 봤다가 웬 아시아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남성은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와 비명을 지르는 나탈리를 3초가량 바라보다 객실 밖으로 도주했다고 한다.나탈리는 곧장 호텔 측에 알렸고 일본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침대 밑에서 보조배터리와 USB 케이블을 발견했다.
나탈리는 일부 네티즌들이 ‘당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냐?’고 댓글을 달자 사건 당일 호텔방에 경찰이 출동한 모습,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자신의 손이 덜덜 떨리는 모습 등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호텔 측에서 받은 공식 이메일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호텔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안전을 보장해야 할 호텔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이 수사 중이지만 출입 장면이 CCTV영상에 녹화되지 않아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죄송하지만 자세한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자 과거 여러 대형 호텔에서 근무했었다는 한 네티즌은 “객실 마스터 키는 청소직원과 매니저만 갖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호텔 직원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본다. 호텔 CCTV는 모든 코너와 엘리베이터가 녹화돼 있어야 하는데, 아직 못 찾았다면 호텔의 은폐가 의심된다”는 추론을 펴기도 했다.나탈리는 3일 숙박비용 600달러(약 87만원)를 환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추가로 정신적 손해 배상금으로 1600달러(약 230만 원)를 요구했으나 호텔 측은 정책을 이유로 거부했다.여행하기 안전한 나라로 꼽히는 일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만과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도 이 사건을 보도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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