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페제슈키안 대통령 사임설 부인…지도부 내 균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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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 내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강경파 혁명수비대의 국정 전횡에 반발해 사직서를 냈다는 이란 반(反)정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이란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이란 지도부 내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영국에 본부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에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과 정부가 국가의 주요한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가운데 반미주의 등을 강조하는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국정을 장악했다는 내용을 사직서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상황에선 정부 운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페제슈키안의 사임을 수락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권력 최고위층 사이에 깊고 전례 없는 균열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각회의에서 혁명수비대가 장악한 권력구조를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리더십은 제한된 소수 집단의 지도자와 관료들만으로 구성돼선 안 된다”며 “일반 대중뿐 아니라 모든 사회집단, 경제적 이해관계자들, 과학자들도 이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날 X에 “고난을 견뎌내지 않고서는 거대한 도전 과제들에 맞서는 건 불가능하다”며 “험난한 여정은 오직 국민의 인식과 협력을 통해서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썼다.

하지만 페제슈키안 대통령의 사직 보도에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통신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타스님은 지난달 31일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오늘 업무를 수행했고 향후 일정 또한 평소와 같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런 (사임) 소문은 이란 사회의 화합을 저해할 목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전했다. 세예드 메디 이란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담당 부실장도 “사임설은 어처구니없는 언론 플레이”라며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일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7월 이란의 제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심장외과 의사 출신의 온건파 개혁주의 정치인이다. 그와 혁명수비대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란 전쟁 초기부터 감지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 약 일주일 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주변 걸프국들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공격 중단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혁명수비대 강경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자신의 사과를 번복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혁명수비대가 지도부 부재를 틈타 독자적으로 행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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