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에서 차량이 운전자의 이상 행동을 감지해 스스로 멈추거나 경보를 울리는 안전장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혼동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자 차량 안전 성능 기준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운전자의 이상 행동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자동차 안전 성능 평가 기준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상은 전방 주시 태만 등 운전자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다.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면 차가 자동으로 정차하거나 경보를 울리는 방식이다.
일본은 이미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고령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헷갈려 잘못 밟는 사고를 막기 위해 '페달 오조작 사고 방지 시스템' 탑재를 2028년 9월부터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번에 검토되는 방안은 여기에 추가되는 안전 대책이다. 단순히 페달 오조작을 막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 상태와 행동까지 차량이 감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는 갈수록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25년 일본에서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 사망사고는 전체 교통 사망사고의 34%를 차지했다. 2015년 28%였던 비중은 10년 만에 6%포인트 높아졌다.
75세 이상 운전자의 조작 실수도 늘었다. 같은 기간 75세 이상 운전자가 핸들이나 페달을 잘못 조작한 비율은 30% 증가했다.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나고야시에서는 85세 운전자가 몰던 버스가 30대 남녀 2명을 치어 숨지게 했다.
운전면허 관리 제도도 손질될 전망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운전 기능시험 제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은 75세 이상 운전자 가운데 신호 위반이나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전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운전 기능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운전면허 갱신 대상 고령 운전자 중 갱신 전 3년 동안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약 10%가 기능시험 대상이다.
하지만 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최근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기능시험을 통과해 면허를 갱신한 고령 운전자가 사고를 낸 비율이 시험 대상이 아니어서 자동 갱신된 운전자의 3배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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