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완전 점령-무기한 주둔” 내각회의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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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휴양지 개발 구상 호응 명분
예비군 수만명 소집 군사작전 확대
내주 트럼프 중동순방뒤 돌입 전망
후티 미사일, 이스라엘 공항 타격… 네타냐후 “후티-이란에 보복” 선언

미사일 공격 받은 이스라엘 공항서 연기
4일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6명이 다친 가운데 이스라엘은 후티와 이란 모두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중동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텔아비브=신화 뉴시스

미사일 공격 받은 이스라엘 공항서 연기 4일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6명이 다친 가운데 이스라엘은 후티와 이란 모두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중동 전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텔아비브=신화 뉴시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완전 점령’과 무기한 주둔을 목표로 군사 작전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5일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지구의 약 30%를 점령한 상태로, 완전 점령 계획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의 ‘자발적 이민’을 돕기 위해 여러 국가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킨 뒤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고 싶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상에 호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완전 점령’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이스라엘 “가자 전역 무기한 점령”


AP통신에 따르면 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가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새로운 전쟁계획이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이 계획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을 무기한 점령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비군 수만 명을 소집해 가자 전쟁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억류 중인 2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희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네타냐후는 “하마스 궤멸과 인질 귀환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자 전역을 통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즉각 확전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친 이후 시점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가자 완전 점령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가자지구 봉쇄도 이어가기로 했다. 가자 전역은 3월 초부터 석 달째 모든 구호품의 반입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이스라엘은 내각 회의에서 “적절한 시기”에 구호품 반입을 재개하기로 해 봉쇄를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향해서는 최후 통첩을 했다. 내각 회의 일원인 제에브 엘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방문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협상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말했다.● 트럼프-네타냐후 균열 조짐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보복도 선언했다. 전날 친(親)이란 무장단체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자 이란을 “테러의 주범”이라고 칭하며 후티와 이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4일 오전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은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에 떨어져 최소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 방공망 ‘애로3’와 미국이 지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동원해 미사일 격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후티는 배후를 자처하며 “가자 작전을 확대한다면 앞으로 계속 공항을 타격해 ‘공중 봉쇄’로 압박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가 이스라엘 공항 타격에 성공한 건 처음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최근 소원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 이스라엘 하욤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가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해 여러차례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올 2월 네탸냐후 총리가 매파 성향의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이란 핵시설 공습을 논의한 게 왈츠의 경질 배경 중 하나라는 사실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핵협상을 시도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타결’을 외교적 치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집권 1기 때 밀착했던 네타냐후 총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을 찾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핵협상을 개시하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며칠 뒤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자 이를 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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