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위원장 “스튜어드십코드 10년만에 업그레이드…기관 책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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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위원장 “스튜어드십코드 10년만에 업그레이드…기관 책임 강화”

입력 : 2026.06.08 18:08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축사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축사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와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가 크게 개선됐지만, 상장사 절반이 넘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만큼 시장 전체 상승에 그치지 않고 개별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핀셋 처방’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8일 열린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 축사에서 “시장 평균의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개별 기업을 보면 아직 PBR이 1에도 못 미치는 상장사가 50%가 넘는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556곳 가운데 PBR 1배 미만 기업은 1368곳으로 53.5%에 달한다.

이 위원장은 기업가치 제고가 단순히 주가를 끌어올리는 차원이 아니라고 짚었다. 경영 방식, 인적·물적 자원 배분,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방식 전반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를 이끌 핵심 주체로 기관투자자를 지목했다. 그는 “기관투자자는 고객 자산의 수탁자로서 투자대상기업의 가치 향상을 통해 중장기 수익을 도모하는 것이 최우선 책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이 여전히 소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는 시장 비판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업과의 거래 관계, 민감한 이슈에 대한 부담 등으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대화와 관여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번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은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기업의 사업모델, 재무상황, 지배구조 등을 점검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주주권 행사를 통해 변화를 유도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도입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개정된다. 현재 4대 연기금과 141개 운용사 등을 포함해 총 257개 기관투자자가 코드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가입기관 수가 늘어난 것과 달리 실제 이행 내용과 수준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에는 수탁자 책임 활동 때 고려해야 할 요소를 기존 지배구조 중심에서 환경·사회적 요인까지 넓히는 방안이 담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위탁운용사나 의결권자문사를 활용할 경우, 해당 기관이 수탁자 책임 정책에 부합하도록 선정·관리해야 한다는 의무도 명시될 예정이다.

복수의 기관투자자가 함께 기업과 대화에 나서는 공동관여 활동 원칙도 포함된다. 단일 기관투자자가 개별 기업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보다 분명히 하려는 취지다.

가장 큰 변화는 이행점검 체계 도입이다. 앞으로는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탁자 책임 활동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체계적인 이행점검과 점검 결과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이 내실화되고 시장 신뢰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충실의무 도입, 코스피 상장사 지배구조보고서 전면 의무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추진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기존의 선언적 원칙에서 실제 이행과 점검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강제 규범이 아니라 기관투자자의 자발적 이행을 전제로 한 원칙 중심 규범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기관투자자마다 투자전략과 운용방식이 다르고 투자대상 기업이 처한 상황도 다양한 만큼 각 기관의 자율성과 판단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 자율성은 수탁자로서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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