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신용카드 대란에 많은 사람 죽었다…책임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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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19 06:54 수정2025.09.19 06:54

사진=MBC 유튜브

사진=MBC 유튜브

배우 이영애가 2000년대 초반 벌어진 카드 대란 사태를 언급하며 광고 모델로서 느낀 책임감을 고백했다.

이영애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3'에 출연해 광고 모델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1990년 초콜릿 광고로 데뷔한 그는 고(故) 최진실의 뒤를 잇는 모델로 발탁돼 첫날부터 촬영에 들어갔고, 유덕화와 함께한 광고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수많은 광고에 등장하며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손석희는 "17년 동안 240여 편의 광고를 찍었다고 하더라. 그게 가능한가 계산했더니 한 달에 하나꼴로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애는 "그렇다. 광고 모델도 배우로 나오는 거다. 광고에 맞는 콘셉트에 내용이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연기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광고 활동이 남긴 그림자도 언급했다.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가끔은 TV 속 제 얼굴이 싫었다. 그래서 광고를 줄이기도 했다. 광고에 대한 부작용도 많았다"며 신용카드 대란 사태를 떠올렸다.

카드 대란은 1999년 정부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신용카드 발급을 장려하면서 촉발됐다. 카드 발급 장수는 1999년 3900만장에서 2002년 1억500만장으로 급증했고, 현금대출과 과잉 사용이 반복되면서 신용불량자는 2001년 245만명, 2003년 372만명까지 치솟았다.

이영애는 당시 상황을 두고 "신용불량자 사회 현상이 아주 심각했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광고 모델을 한 입장에서 모델로서 책임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느꼈다"며 "충격이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만하겠다고 한 광고도 여러 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방송된 MBC 스페셜 '나, 이영애'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영애는 "카드사 모델로 활동할 때 무차별적인 카드 발급과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많이 생각했다"며 "내 잘못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걸 보고 모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이후 광고 촬영할 때 광고주에게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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