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경기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음악분수중앙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5.12. 사진공동취재단
“이제부터 진보, 보수의 문제는 없다.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2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경제 성장’과 ‘국민 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본격 나섰다. 민주당은 교차 투표층의 이 후보 지지와 보수층의 표심 분산 등이 맞물릴 경우 역대 대선 최다 득표율인 58%까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압승 전략’에 돌입했다. 이전까지 최다 득표 기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운 51.55%다.
● 李 측 “역대 최다득표율로 압승 목표”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며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사명인 국민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탈이념과 통합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경기 화성 동탄에서 진행한 집중 유세에서도 “이념이니 진영이니 색깔이니 지역이니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며 “중요한 것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민생, 경제, 평화, 안전 아니겠나”라고 했다.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 유세에서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며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고, 이 지역이면 저 지역이면 또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 쓰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경기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음악분수중앙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나선 가운데 이 후보 신발에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슬로건이 적힌 패치가 붙어 있다. 2025.05.12. 사진공동취재단
이 후보가 통합을 강조하며 중도보수로의 외연 확장에 나선 건 압도적 득표율로 정권 초 강력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는 현행 헌법 구조에서 과반 최다 득표를 기록한 박 전 대통령(51.55%)을 뛰어넘어 역대 최다 득표율로 당선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는 최대 58% 득표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후보 단일화 무산 여파로 보수 진영 전체가 내홍을 겪으면서 더 압도적인 득표를 기대할 상황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최근 압도적으로 이긴 재·보궐 선거를 분석해보면 진보층, 진보적 중도층, 교차 투표층이 이 후보에게 투표를 하고 소극적 보수층 일부가 투표를 포기할 경우 60% 득표도 가능하다”고 했다.이 후보는 13일에도 취약 지역인 대구·경북을 방문해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최다 득표율을 달성하려면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30%에 육박하는 득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민주당은 공개적으론 최대한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선대위 내부에 배포된 자료엔 “절박하고 간절해야 이긴다”며 “오만한 언행에 주의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항상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해주시기 바란다”는 주의사항이 담기기도 했다. ● 홍준표 향해 “막걸리 한잔 나누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방탄복 위에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다. 2025.5.12/뉴스1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구애도 이어갔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 전 시장을 ‘홍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상대 진영에 있었지만 밉지 않은 분이었다”며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는 홍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였다”고 했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이 제시했던 규제 혁신과 첨단기술 투자 확대, 모병제 등의 공약을 언급하며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도 했다. 홍 전 시장 캠프에서 정책총괄을 맡았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날 이 후보 캠프 합류를 선언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총선에서 이 후보 일극체제를 비판하며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인 무소속 김종민 의원의 복당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비명계로 꼽히며 지난 총선에서 공천 탈락한 기동민 정춘숙 권인숙 전 의원도 선대위 부위원장단에 임명되는 등 당 안팎의 대통합 문호를 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