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그룹이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호남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들썩였다. 광주·전남을 '제2 반도체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이 공개되면서 금호건설과 남화토건 등 호남 기반 기업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은 호남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투자 거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에 베팅했다.
29일 호남 기반 기업으로 분류되는 금호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29.86% 뛴 8610원에, 남화토건은 29.94% 상승한 8680원에 장을 마쳤다. 금호타이어는 6.61% 오른 532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충청주로 분류되는 계룡건설은 19.02% 상승한 2만2150원에 거래를 끝냈다.
'호남 반도체'에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줄줄이 상승폭을 늘렸다. SK이터닉스는 15.74% 상승한 5만원, OCI홀딩스는 11.08% 오른 21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을 발표한 영향으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에서 대도약으로, 초격차 대한민국'을 주제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했다.
보고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홍순기 GS 부회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을 비롯해 AI 산업과 관련된 70개 기업 관계자가 총출동했다. 정부 측에서는 산업통상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후에너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배석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를 넘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민관 투자 청사진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정부와 기업은 이날 2000조원에 육박하는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AI 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호남권에는 반도체, 충청권 등에는 AI 데이터센터, 제조업이 발달한 영남권에는 피지컬 AI 산업을 육성해 국가 AI 경쟁력 확보와 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반도체 초격차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호남권에 전공정(웨이퍼를 투입해 칩을 생산하는 핵심 공정)·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별개로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2클러스터를 광주광역시와 전남 장성 등 호남권에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그리고 여러 인프라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며 "기흥, 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호남 지역에 400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메모리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한 투자 필요성을 거론하며 "(여러 요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며 이 회장, 최 회장에게 "우리 기업인을 대표해서 이 두분에게 국가의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고 불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국민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국가적으로 어려운 선택, 어려운 결단을 해주신 점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인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두 총수에게 90도로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회장은 "열심히 하겠다"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과 이 회장, 최 회장은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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