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은 골프의 드라이버처럼 눈에 띄지만, 실제 승부는 퍼팅에서 나죠.”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규제 리스크, 형사 문제 등 보이지 않는 영역을 해결하는 게 진짜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평양은 지난해 44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광장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화려한 외형 경쟁보다 기업의 실질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온 전략이 결실을 보았다는 평가다.
◇ 형사·규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판가름
태평양은 전통적으로 강한 형사·조사 대응에서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표변호사는 “형사는 법리만으로 풀리지 않는다”며 “사실관계, 규제 환경, 조직 상황을 함께 보고 가장 현실적인 해결 경로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기업들이 막연히 기대하는 규제 개선을 실제 정책·입법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그는 “기업의 골칫거리를 조용히 해결해주는 것, 그게 진짜 실력”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소수 로펌이 중심이던 인바운드 시장에서 해외 기업들이 대안을 찾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 대표변호사의 설명이다. 태평양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아웃바운드 분야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통상·국제분쟁 분야에서 기업의 고민을 함께 풀어주다 보면 수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로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AI 시대, 판단력이 승부처
올해 매출 목표를 묻는 말에 이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다 보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했다.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도 지양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인공지능(AI)·가상자산 등 새로운 규제 영역은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현금을 확보한 대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바이오 인수합병(M&A) 시장도 올해부터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변호사가 가장 주목하는 변화는 AI가 법률 서비스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계약서 검토·실사 등 반복 업무가 AI로 대체되면서 기업들은 로펌에 맡기는 일을 분야별로 쪼개는 ‘언번들링’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는 “판단과 전략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로펌의 역할이 압축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자체 AI 시스템 구축 경쟁에는 오히려 회의적이다. “프런티어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상황에서 완벽한 자체 시스템에 돈과 시간을 쏟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며 외부 AI를 유연하게 활용하되 속도와 실용성을 높이는 쪽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태평양이 더 집중하는 것은 AI 시대에 오히려 높아지는 사람의 가치다. 이 대표는 “AI가 답을 내놓는 세상에서 결국 변호사의 가치는 판단력”이라며 “경험과 통찰력을 가진 시니어의 희소가치는 오히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평양은 이에 맞춰 주니어 교육 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1년 차는 문서 초안 작성에 집중하고 3년 차부터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직접 담당하도록 해 판단력과 대화 능력을 조기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허란/김유진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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