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올해 5월 29일 한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40년 넘게 결혼생활을 이어온 부부는 2023년 남편이 아내에게 유리통을 던지는 등 폭행하자 별거에 돌입했다. 이후 갈등은 남편이 부친에게 2007년 상속 받은 땅의 소유권을 두고 증폭됐다. 남편은 토지 지분 모두 소유한 이후 지분의 절반 이상을 아내에게 증여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이후 아내와 별거하자 남편은 앞서 증여한 토지가 사실은 ‘명의신탁’이었다며 돌연 소유권 이전 소송을 제기했다. 명의신탁은 실제 소유자가 타인의 이름을 빌려 부동산을 등기해 두는 것을 뜻한다. 현행법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조세 포탈 등의 목적이 없는 부부 사이에서는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남편이 소송을 제기하자, 아내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고 양측은 지난해 2월 조정 이혼했다.이 사건에 대한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다. 먼저 1심은 명의신탁을 인정하지 않았다. 부부가 토지 등기권리증을 공동으로 보관했고, 아내가 토지를 관리하며 제세공과금을 납부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2심은 남편이 소유권을 넘긴 뒤에도 토지를 실질적으로 관리해왔고, 아내가 세금을 내고 경작했다는 등의 증거는 소송 제기 후 급조됐다고 판단해 명의신탁을 인정했다.
결국 사건은 대법원까지 향했다. 이후 대법원은 해당 사건이 명의신탁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토지 이전등기 비용 등이 원고 계좌에서 지출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가 가사·육아를 전담하며 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했고, 원고가 공동재산을 관리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위 비용은 공동재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피고와의 이혼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피고에 대해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관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대상에서 이 사건 토지 지분을 제외하기 위해 이혼소송 무렵 뒤늦게 명의신탁을 주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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