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지난달 파키스탄과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 된 ‘카슈미르 테러’ 사건 용의자 3명이 모두 파키스탄 국적자라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인도 국가수사국(NIA)은 지난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관광객 등 26명이 숨진 총기 테러에 가담한 3명이 모두 파키스탄 국적자라고 밝혔다.
NIA는 또 이들 모두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LeT는 파키스탄에 기반을 두고 주로 카슈미르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NIA가 인도령 카슈미르 주민 2명을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남성인 이 주민 2명은 테러 용의자 3명이 범행하기 전 오두막에 숨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NIA는 “두 남성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숙소는 물론 음식도 제공했다”며 “(이 테러리스트들은) 관광객을 선택적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다만 NIA는 이들 주민의 체포 시점이나 진술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인도 경찰은 초기 수사 당시에는 몽타주를 공개하면서 이번 테러 사건의 용의자 3명 가운데 2명이 파키스탄 국적이며 나머지 1명은 지역 주민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테러 발생 뒤 인도 수사 당국은 카슈미르 전역에서 수천 명을 체포해 조사했으나 아직 테러 용의자 3명을 체포하진 못했다.
LeT와 연관된 현지 반군조직인 ‘저항전선’(TRF)이 이번 테러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가 이후 말을 바꿔 관련성을 부인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테러를 계기로 지난달 서로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대규모 무력 충돌을 했고, 전면전으로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달 10일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다.
인도는 테러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으나 파키스탄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