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작가 후원·전시 개최한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
김병종·최병국·박재만·명노선
오랜 인연 작가들 전시 후원
KMJ 아트에서 특별전 개최
한평생 인천서 터 닦고 살아
50년간 나무 베어서 번 돈
예술로 지역에 돌려주고파
"인천에서 기업을 하고 살아온 만큼 이 지역의 좋은 작가들을 더 많이 알리고 사람들이 그들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3일 인천 KMJ 아트갤러리에서 만난 이경호 영림목재 회장은 전시장을 오가며 이렇게 말했다. 목재 산업으로 50년 가까이 기업을 일궈 온 그는 인천 지역에서 문화예술과 스포츠 후원 활동을 이어 온 기업인이다. 그림을 한 점, 두 점 모으던 취미는 어느새 300여 점 규모의 컬렉션이 됐고 영림목재 본사 안에 100평 규모의 '영림 생명갤러리'도 열었다.
◆ 대영박물관 소장 작가도 참여
그가 처음부터 컬렉터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사회에 나와 기업을 꾸려 가면서 예술가들과 인연을 맺었고, 주변 작가들의 작품을 하나둘 사들이기 시작했다. 후배나 지인의 작업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일이 시간이 지나며 컬렉션이 됐다. 이 회장은 "처음부터 거창하게 후원을 하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며 "좋아서 보고, 좋아서 사고, 작가들을 만나며 하나둘 모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걸 나 혼자 즐기는 데서 그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이 갤러리 전시장에 선 이유는 인천과 인연이 깊은 작가 4명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서였다. KMJ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특별기획전 '인천 아트 레거시: 4인 4색전'에는 김병종, 최병국, 박재만, 명노선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이 회장의 추천뿐 아니라 작가들과의 오랜 인연이 더해지며 성사됐다. 이 회장은 "네 분 중 세 분이 인천고 출신이고, 한 분도 제물포고를 나오는 등 인천과 인연이 깊다"며 "인천을 매개로 전시를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서도 "사업체가 인천에 있고, 사는 곳도 인천"이라며 지역을 기반으로 쌓아 온 관계가 이번 전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 이름은 김병종 작가다. 김 작가는 서울대 미대 학장과 서울대 미술관장을 지냈으며, '생명의 노래' '송화분분' '풍죽' 등 생명과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품은 대영박물관, 로열온타리오뮤지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청와대 등에 소장돼 있다.
◆ "인천, 문화예술도시 거듭나길"
김 작가는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 전시를 하게 돼 무척 뜻깊다"며 "이번 전시가 작은 불꽃이 돼 인천이 진정한 문화예술 도시로 도약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이 인구 300만명에 육박하는 대도시로 성장한 만큼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독창적인 색깔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도 김 작가의 작품을 오래전부터 가까이해 왔다. 영림 생명갤러리에는 김 작가의 대형 작품이 소장돼 있다. 그는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김병종 작가는 워낙 유명한 분"이라며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를 설명했다.
이날 전시장 분위기는 일반적인 전시회와는 조금 달랐다. 작가와 컬렉터, 지역 기업인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작품 앞에서 대화를 이어 갔다. 이 회장은 관람객들을 작품 앞으로 이끌며 작가와 작품을 직접 소개했다. 최병국 작가는 "인천에는 역량 있고 훌륭한 작가가 정말 많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시민들이 지역 미술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게 예술 지원은 사회 환원의 또 다른 방식이다. 한평생 나무를 베어 기업을 일군 만큼 다시 심고 사회에 돌려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책임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오래 쌓아 온 예술과의 인연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와 작품을 보고, 서로 이야기하고, 다시 찾는 전시가 인천에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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