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축소 흐름에도 PB센터는 증가
자산관리 수요 공략…영업전략 재편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일반 영업점은 빠르게 줄어든 반면, 고액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커(PB) 센터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고객의 점포 방문이 감소하는 가운데, 자산관리(WM) 수요가 높은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영업 전략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2705개로, 3년 전과 비교하면 163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108개 줄어들며 감소폭을 크게 키웠다.
다만 최근 3년 동안 4대 시중은행의 PB센터 수는 76개에서 80개로 4개 늘었다. 우리은행이 5개 센터를 개점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우리은행은 20개 이상인 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12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개점에 적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은행은 연내 서울 반포 권역에 PB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역시 신규 센터 개점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시중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점포를 통폐합하고 있지만, PB센터는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점포 영업 중심축이 고액자산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반 고객의 53.3%는 3개월간 은행 영업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 확대로 점포 필요성이 낮아진 영향이다.
반면 고액자산가 고객은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같은 조사에서 고액자산가들은 ‘전담 PB 상주’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꼽았는데, 단순 금융거래보다 자산 배분, 세무, 상속·증여 등 종합 자산관리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PB센터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수익 구조 변화도 있다. 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 속, 고액 자산가 시장이 커지며 자산관리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은행의 고액자산가 자금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의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수신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총 82조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약 4조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621조원대에서 619조원대로 약 2조원 감소했다. 은행의 수익 창출 축이 대출 중심의 이자이익 기반에서 자산관리 중심의 비이자이익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별 PB센터 운영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브랜드를 발전시킨 ‘KB GOLD&WISE the FIRST’를 론칭해 압구정·반포·도곡 등 핵심 부촌 지역에 센터를 세웠다. 신한은행은 ‘신한 프리미어’에 ‘지점장 PB’ 체계를 도입해 전문성을 강화했고, 연내 용산에 자산관리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골드클럽’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 중이고, 우리은행은 ‘TWO CHAIRS W’를 2027년까지 20개 거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 고객은 디지털 채널로 이동하는 반면, 고액자산가는 오히려 대면 자산관리 수요가 강화되고 있다”며 “향후 PB센터를 중심으로 한 은행 영업 전략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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