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축구협회(PZPN)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감독의 폴란드 대표팀 감독 지원을 거부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6월 22일 “PZPN이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사령탑 후보에서 제외했다”며 “이유는 명확하다”고 전했다. 이어 “PZPN은 자국 대표팀을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어줄 사령탑을 원한다. PZPN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 2024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4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대회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1-2로 패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유로 2024 결승전을 마친 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다음 단계를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후 감독직 복귀 여부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런 그가 폴란드 축구 대표팀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폴란드 현지 언론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PZPN에 직접 폴란드 대표팀 감독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폴란드 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이다.
최근 미하우 프로비에시 감독이 사임했다. 폴란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의 갈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레반도프스키는 “프로비에시 감독이 폴란드 대표팀을 이끄는 한 내가 폴란드 대표팀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폭탄 발언했었다.
PZPN은 프로비에시 감독과 결별 후 빠르게 새 사령탑 선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PZPN 체자리 쿨레샤 회장은 폴란드 매체 ‘프르제글롱드 스포르토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부터 영입 제안서를 받은 건 사실이다. 외국인 감독이란 이유가 우리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만약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우릴 ‘월드컵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서에 서명했을 것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아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유로 2020 준우승, 유로 2024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 대한 평가는 잉글랜드 내에서도 엇갈렸다.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전술 운용,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승부수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PZPN이 새로운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건 이름값이 아니라 결과다.
PZPN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내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차기 유력 후보로 일본 J1리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를 이끄는 마치에이 스코르자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스코르자 감독은 레기아 바르샤바, 레흐 포즈난 등 폴란드 프로축구 1부 리그 명문을 이끈 바 있는 폴란드 지도자다.
그는 폴란드 U-21 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바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U-23 대표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2023시즌엔 우라와 지휘봉을 잡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다.
쿨레샤 PZPN 회장은 “스코르자 감독은 폴란드 축구를 잘 아는 인물”이라며 “우리 프로축구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성향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우리 대표팀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특히 페르난두 산투스 전 감독의 사례는 큰 교훈이 됐다. 산투스 감독은 폴란드 대표팀 역사상 이름값이 가장 높은 감독이었다. 그는 포르투갈의 유로 2016 우승을 이끈 지도자였다. 하지만, 그는 폴란드에서 6경기 만에 경질됐다. 몰도바, 알바니아, 체코에 잇따라 패했다. 폐쇄적인 전술, 폴란드 리그 무시, 선수단 신뢰 상실 등 문제가 많았다”고 했다.
쿨레샤 PZPN 회장은 덧붙여 “산투스 감독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기대했던 지도력은 없었다. 되레 문제만 남았다.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했다.
폴란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G조에서 핀란드,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몰타와 경쟁 중이다. 폴란드는 예선 3경기에서 2승 1패(승점 6점)를 기록하며 핀란드, 네덜란드에 이은 조 3위에 머물러 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