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조심해’ 헤수스의 제스처에 의연하게 대처한 패장 이정효, “어차피 안볼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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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감독이 26일(한국시간) 제다에서 열린 알힐랄과 ACLE 8강전을 패한 뒤 ‘승장’ 헤수스 감독에게 청한 악수를 거절당하고 있다. 헤수스 감독은 심지어 이 감독에게 ‘말이 너무 많다’는 불필요한 제스처까지 취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광주 감독이 26일(한국시간) 제다에서 열린 알힐랄과 ACLE 8강전을 패한 뒤 ‘승장’ 헤수스 감독에게 청한 악수를 거절당하고 있다. 헤수스 감독은 심지어 이 감독에게 ‘말이 너무 많다’는 불필요한 제스처까지 취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 무대에 도전한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크게 패하고도 많은 조명을 받았다.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호르헤 헤수스 감독과의 작은 실랑이 때문이다.

광주는 26일(한국시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힐랄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단판승부에서 0-7로 대패하며 뜨거운 아시아 여정을 마무리했다.

광주는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해 정면승부에 나섰으나 알힐랄은 너무 강했다. 경기 내내 압도당했고, 무더기 실점하며 무너졌다. 광주는 전반 6분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에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25분 마르코스 레오나르도, 전반 33분 살렘 알 도사리에게 연속 실점했다.

후반전에도 반격다운 반격은 없었다. 알렉산드르 미트로비치, 말콤, 나세르 알 도사리, 압둘라 알 함단에게 릴레이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경기 점유율은 38대62(%)였고, 슛은 4대20(회)로 크게 밀렸다.

그런데 뜻밖의 이슈가 있었다. 이정효 감독이 청한 악수를 포르투갈 사령탑 헤수스 감독이 거절하면서다. 심지어 헤수스 감독은 뭔가를 이야기하며 오른손을 입에 대고 벌렸다가 좁혔다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정확한 표현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누가 보더라도 패장에게 입을 조심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사실 경기 중엔 별 문제가 없었으나 발단이 될 만한 상황은 있었다. 경기 전날 사전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의 코멘트가 약간 자극적이긴 했다. “우린 우리 방식대로 알힐랄을 공략하겠다. 조직력은 우리가 낫다. 광주가 (알힐랄을) 바르거나, (알힐랄에) 발리거나 둘 중 하나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헤수스 감독이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알힐랄은 표현 그대로 광주를 압도했고, 완벽한 결과를 얻었다. 굳이 승장이 패장이 청한 악수를 거부할 필요까진 없었다.

포르투갈 언론들도 이 소식을 다루며 헤수스 감독의 행동에 적잖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이 감독은 “헤수스 감독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더라. 그래도 딱히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안볼 사람이라 괜찮다”는 특유의 쿨한 자세로 더 이상의 확전은 피했다. 헤수스 감독은 이기고도 매너에서 진 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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