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서울 도심 내 침수·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면산 붕괴와 강남역 일대 침수 등 대형 재난을 겪은 이후 서울시와 일선 자치구는 여름철마다 풍수해 예방시설을 정비하고 종합 대책을 내놓는 등 재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17일 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강남구는 집중호우와 태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빗물펌프장 8곳, 수문 12곳을 전문업체와 함께 사전 점검했다. 동작구는 저지대 주민 5800여 가구에 설치된 침수 방지시설과 양수기 2200여 대의 전수 점검을 마쳤다. 지하철 이수역 수방 거점에는 양수기 40대를 배치하고, 정전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비상발전기 20대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산지를 끼고 있는 자치구에서는 배수로 정비와 사면 보강 등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종로구는 지난 3월부터 평창동과 이화동 일대 2곳을 대상으로 산사태 예방 공사를 진행해 왔으며 7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낙석 방지망 등 안전시설 공사도 이달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도봉구는 방학동·도봉동 일대 5개 지역에 11억원을 투입해 소형 사방댐 3기를 설치하고, 계곡 주변 975m 구간의 물길 및 사면 안정화를 위한 정비 작업을 끝냈다.
서울시는 장마철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관악·동작·영등포구 등 반지하 밀집 지역 15곳에 실시간 수위를 모니터링하는 침수 경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갑작스럽게 몰리는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자연형 저류지인 ‘빗물그릇’도 기존 7곳에서 12곳으로 늘리고, 올해 강남역과 도림천 등에 최대 21만t의 빗물을 저장했다가 배수하는 대규모 방재시설인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착공할 계획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