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보다 중요한건 내면의 정서" … 물감으로 쌓아올린 마음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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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장소보다 중요한건 내면의 정서" … 물감으로 쌓아올린 마음속 풍경 브라질 출신 차세대 회화 거장 마리나 라인간츠 서울서 개인전캔버스 자체를 팔레트로 삼아물감 덧바르고 사포질로 깎아빛보다 물질성 표현에 집중 마리나 라인간츠와 작품 'Miope'. 화이트큐브 브라질 출신 작가 마리나 라인간츠(43)는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회화 거장 중 한 명이다. 2024년 광주비엔날레 초청 작가로 한국 관람객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당시 임신 중이어서 내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개인전 'Miope(근시)'를 맞아 두 살 된 딸과 함께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그의 인기는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프리즈 서울에서 그의 신작 'I love Vuillard'가 18만달러(약 2억4500만원)에 팔리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전시장에는 그가 '서울'이라는 제목을 붙인 금빛 회화 작품이 걸려 있다. 왼쪽 가장자리에 길게 매화를 그린 듯한 풍경화다. 그는 "서울이라는 단어가 영혼을 뜻하는 '솔(soul)'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르네상스 시대 성모화의 금빛 배경처럼 영적인 분위기를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그의 작품들은 풍경화에서 출발한 내면적인 추상 회화다. 반복적인 붓질과 자연스럽게 번진 물감의 흔적이 어딘가 모르게 동양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라인간츠는 "이우환, 박서보 등 단색화 거장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면서 "특히 붓질이 남긴 물감의 흔적이 희미해지며 마무리되는 이우환의 방식이 제 작업과 연결된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에서 차로 3시간 떨어진 곳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향의 풍경을 회화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2015년 런던 레지던시 참여를 계기로 그의 화풍은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는 "런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에서 본 직물과 태피스트리의 영향을 받아 그때부터 짧고 반복적인 붓질을 시작했다"며 "풍경을 기하학적 요소로 시각화한 모로코 태피스트리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라인간츠는 과감한 붓질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색채 실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운 황금빛은 외부의 빛을 화면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색과 빛 그 자체보다 물감의 '물질성'과 작가의 '손맛'이다. 그는 "물감 자체가 스스로 몸(부피)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 내 작업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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