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광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약 15분 전부터 이 양을 미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인적이 드물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한적한 장소를 범행 장소로 골라 차량 안에서 기다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기의 원룸은 범행 장소에서 2~3㎞ 떨어진 곳에 있어 주변 CCTV 설치 상황 등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흉기로 이 양을 살해하고 범행을 막으려던 남고생(17)에게도 중상을 입혔다.

이후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던 대형 트럭의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장윤기 차량 번호를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신원을 특정해 범행 약 11시간 만에 검거했다. 일반 승용차 블랙박스는 외부 충격이 있을 때만 영상이 저장되는 경우가 많지만, 해당 대형 트럭 블랙박스는 전후좌우 4개 방향 카메라 영상이 실시간 저장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장윤기의 성폭행 의도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로 확보한 영상도 이 블랙박스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장윤기가 이 양의 목을 졸라 끌고 가려 했지만, 피해자가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저항하자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는 범행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강에 버리고, 범행 후에는 택시를 세 차례 갈아타는가 하면 피 묻은 옷을 무인 빨래방에서 세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장윤기를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지만, 장윤기는 여전히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추가 영상 자료 등을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는 성범죄 목적과 살해의 연관성 입증이 중요한 만큼 추가 영상 자료가 유죄 판단의 핵심 증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한편 광주광산구청은 피해자를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고생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 지정을 신청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남고생이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구 차원에서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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